[김익현기자] “왓슨과 시리가 만났다.”
‘30년 앙숙’ IBM과 애플이 기업용 모바일 시장 공략을 위해 전격 제휴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제휴로 애플 시리가 더 똑똑해질 것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IT 전문 매체 벤처비트는 16일(현지 시간)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애플과 IBM간 제휴의 가장 큰 수확은 시리와 왓슨의 만남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IBM 슈퍼컴퓨터 왓슨과 애플 음성인식 소프트웨어 시리가 결합할 경우 엄청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는 것이 그 이유다.
◆"왓슨 도움 받으면 인지 능력 대폭 향상"
시리는 ‘잡스 유작’으로 불렸던 아이폰4S에 처음 탑재되면서 관심을 모았다. 특히 시리는 처음 등장할 때부터 ‘똑똑한 비서’란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그 뒤 3년 여 가까운 시간이 흘렀지만 시리는 처음의 기대를 만족시켜주지 못하고 있다. 기껏해야 간단한 음성 명령을 처리하는 정도 능력 밖에 보여주지 못했다.
이 같은 시리의 한계에 대해 벤처비트는 “iOS에 탑재된 기능이나 옐프 같은 파트너들이 제공하는 정보를 토대로 복잡한 작업을 처리해야 하는 음성 통제 인터페이스인데 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는 얘기다.
그런데 IBM의 자랑인 왓슨과 결합할 경우 이런 한계를 곧바로 극복할 수 있게 된다고 벤처비트는 주장했다. 왓슨과 통합하게 되면 굳이 파트너들의 도움 없이 자체로 데이터를 처리할 정도로 똑똑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벤처비트와 인터뷰한 익명의 인지과학 전문가는 “퀴즈 프로그램인 제퍼디 챔피언과 겨룰 능력을 갖고 있는 왓슨보다 더 뛰어난 인지 기술은 없다”면서 “시리가 왓슨가 손을 잡을 경우엔 사람들이 주목을 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애플의 방대한 소비자 데이터도 유용하게 쓰일듯
왓슨도 애플과의 제휴가 반갑긴 마찬가지다. 애플이 보유한 방대한 데이터에 접속하 수 있게 돼 왓슨의 인지 데이터를 처리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왓슨과 시리는 완벽한 조합이 될 것이라고 벤처비트가 전망했다.
시리가 소비자용인 반면 왓슨은 데이터 전문가다. 그 동안 왓슨 멤버들은 풍부한 소비자 데이터에 접속할 수 없었는데, 애플과 제휴로 이런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게 됐다. 물론 이렇게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왓슨이 시리를 더 똑똑하게 만들어줄 수도 있다.
캘린더 앱 전문 업체인 템포 알의 라즈 싱 최고경영자(CEO)는 벤처비트와 인터뷰에서 “시리는 질문을 이해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는 반면 해답을 전달하는 능력은 다소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왓슨의 방대한 데이터와 결합하게 되면 이런 약점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란 얘기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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