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집 논란' 대한제과협회-SPC그룹 '파열음'

[장유미기자] 대한제과협회와 SPC그룹이 중소기업 적합업종 권고 사항 이행 여부를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대한제과협회는 SPC그룹이 동반성장위원회의 중기 적합업종 권고 사항을 무시하고 부당행위를 펼치는 등 동네빵집의 피해를 키우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SPC그룹은 정확한 현황을 파악하지 않은 대한제과협회의 억지 주장이라며 반박에 나섰다.

23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SPC그룹 파리크라상 적합업종 권고사항 이행촉구 기자회견에서 김서중 대한제과협회장은 "정당하지 않는 방법으로 SPC그룹이 동네빵집을 압박하고 있다"며 "변칙적인 방법으로 확장을 꾀하고 있는 SPC의 행위를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대한제과협회와 한국제과기능장협회 소속 동네빵집 대표 약 100여명이 참석해 SPC그룹의 변칙 출점 자제를 촉구했다.

대한제과협회는 SPC그룹이 출점 거리제한에도 불구하고 경기 김포시 이상용베이커리, 전남 광양시 숨쉬는빵 등 전국 동네빵집 인근에 '파리바게뜨'를 출점시켜 민원이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남 광양시 숨쉬는빵 점주는 "우리 매장과 250미터 정도 떨어진 새 건물에 파리바게뜨가 입점하게 돼 매출에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중기적합업종 권고 사항을 지키지 않은 대기업의 횡포"라고 밝혔다.

또 대한제과협회는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내 동네빵집인 루이벨꾸과자점 인근 300여미터 안에 파리바게뜨가 입점해 동반위 500미터 이내 출점자제 권고를 명백히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대한제과협회는 이날 성명서에서 "파리바게뜨를 비롯한 대기업 프랜차이즈는 무분별한 확장을 통해 10여년 전보다 무려 3배 이상 증가해 동네빵집의 몰락을 초래하게 됐다"며 "지난해 2월 중기적합업종 지정으로 상생 기반을 마련했지만 SPC그룹의 권고사항 미이행과 부당행위, 신규 빵집브랜드 진입으로 동네빵집은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SPC그룹은 대한제과협회가 문제 삼은 것들 모두 중기적합업종 합의를 따르고 있는 사항이라고 반박했다. 특히 계열사인 삼립식품을 통해 선보인 '잇투고(eat2go)'는 햄버거, 브리또 등을 판매하는 패스트푸드 매장으로 수정 등록해 빵집으로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잇투고는 현재 교대, 신촌세브란스, 노원 등 3개점을 통해 테스트 운영 중이다.

SPC그룹 관계자는 "잇투고를 빵집으로 본다면 맥도날드 같은 패스트푸드점도 다 동네빵집으로 봐야한다"며 "패스트푸드점으로 재등록된 상태지만 협회가 사실관계 파악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올림픽공원 내 점포 문제는 동반위와 협의 중에 있다"며 "전남 광양시 점포는 건물주의 임대차 계약 해지 요구에 따른 ‘영업구역이전’에 해당해 동반위 권고안을 준수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SPC는 김포한강신도시에 오픈한 김포월드점에 대해서는 제과점업 세칙협의 확정안에 따라 '신도시 신규출점'에 해당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대기업 프랜차이즈 제과점이 먼저 동네 빵집보다 임대차계약 등을 할 경우 거리 제한 규정의 예외로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SPC그룹 관계자는 "동반위의 권고사항을 위반한 것이 없는데도 협회 측이 부당하게 요구하고 있다"며 "동반위도 SPC가 권고를 위반한 게 단 한 건도 없다는 사실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대한제과협회에서 주장하는 파리바게뜨의 중기적합업종 권고사항 위반사례는 사실 무근"이라며 "대한제과협회의 근거 없는 비방 및 영업 방해 행위에 대해 법적 대응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