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새누리당이 25일 세월호 특별법 협상과 관련,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운영 및 특검 도입에 따른 예산과 피해자 지원 과잉에 대한 우려감을 내비쳤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세월호 특별법 입법 관련 대책회의'에서 "진상조사위 활동 기간을 1년 반에서 최대 2년으로 상정하고 인원을 150명으로 본다면 1년 간 1인당 5천만원 정도의 임금과 부대비용까지 해서 100억원 정도 들 것"이라며 "이 엄청난 비용을 국민에 뭐라 설명해야 할지 난감하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또 새정치민주연합이 전해철 의원이 내놓은 법안을 토대로 정부 출연 추모재단 설립, 단원고 학생 전체에 대한 대학특례, 유족들에 대한 상속세 및 양도세 감면 지원, TV수신료·수도요금·전기요금·전화요금 감면 등을 요구하고 있는 데 대해 "국민 돈 갖고 쓰는 것이기 때문에 국민 뜻도 여쭈어 봐야 한다"며 '신중론'을 폈다.
주호영 정책위의장은 "(야당이) 특검을 두 번 하자고 주장하고 있는데 최근 디도스 사건 특검 한 번 하는데 27억원이 들었다. 이 사건은 디도스 사건 보다 넓어 특검을 두 번 하면 60~70억원이 들 것"이라며 "특검 두 번에 진상조사위, 피해자지원위, 보상·배상위 등 엄청나게 많은 기구가 생겨 얼마나 예산이 들어갈지 추계가 빨리 안 될 정도"라고 지적했다.
주 의장은 "항목마다 비판하지는 않겠지만 너무 과하다. 잘못 이야기하면 야당에서 '사람이 먼저냐 돈이 먼저냐'고 이야기하는데 우리로서는 많은 국민들의 입장을 대변하고 지키는 의무도 있다"며 "야당의 요구를 어느 정도 수렴하는 선에서 결론이 났을 때 대다수 일반 국민들이 받아들일 수 있을지 심히 걱정스러운 면도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세월호 특별법 태스크포스(TF) 팀 새누리당 간사인 홍일표 의원 역시 "진상규명 때문에 논의가 보류됐던 배상·보상, 피해자 지원과 관련해 다시 한 번 검토해 보니 과거 천안함 사례 보다 훨씬 더 많은 부분이 있어 국민 여론에 비춰 과다하다는 문제점이 지적됐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은 이 문제와 관련해 이날 중 소속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최종 입장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는 "전 의원이 제출한 새정치민주연합의 법안을 중심으로 전체적인 취지와 내용에 대해 분석하고 오늘 중 소속 의원들의 의견을 물어볼 생각"이라며 "이런 과정을 거쳐 유가족의 염원을 모두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새누리당은 진상조사위에 수사권을 부여하는 문제에 대해선 기존의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 원내대표는 "지금 검경이 수사를 진행 중이고 8월 25일부터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또 상설특검법이 지난 6월18일부터 발효돼 대기하고 있는데 이를 다 무시하고 특별법을 만들어 수사권을 주자는 게 야당의 주장"이라며 "이는 기존의 사법 형사 체계를 흔들고 무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또 "이번은 그렇게 넘어간다고 치면 앞으로 유사한 사건이 날 때마다 특별법을 만들어 계속 수사권을 줄 것이냐"며 "유사 사건의 피해자들이 세월호 때는 줬는데 왜 우리는 안 주냐고 하면 어떻게 하느냐는 문제에 봉착하는 게 본질적 고민이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진중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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