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배기자] 반전은 없었다. 보안업계가 2분기 실적을 통해 초라한 민낯을 드러냈다.
18일 주요 정보보안업체들의 2분기 실적이 공개된 가운데 보안업계 '빅3' 중 안랩(대표 권치중), 인포섹 등을 제외하곤 대부분의 회사들이 고전을 면치 못했다.
국내 1위 보안업체인 안랩은 올해 상반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하며 견조한 실적을 거뒀다. 매출액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7% 증가한 약 618억 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208.3%가 늘며 약 51억 원을 달성했다.
'V3' 백신 제품군을 비롯해 보안 서비스, 지능형지속위협(APT) 솔루션 등 전 분야에서 고른 성장을 보인 것이 이같은 실적을 견인했다는 게 안랩 측 설명이다. 안랩은 올해 들어 권치중 대표 체제 하 내실경영을 강조한 바 있다.
인포섹은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인포섹은 상반기 매출액이 전년동기 대비 6% 줄어든 443억 원을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은 96%가 증가한 51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프리미엄' 보안서비스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시큐아이(대표 배호경)는 1분기보다 상황이 나아지긴 했지만 사실상 정체에 빠졌다. 시큐아이의 상반기 매출액은 386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4%가 줄었고 영업이익은 겨우 0.13%가 증가했을 뿐이다.
다른 보안회사들은 더 크게 흔들리고 있다. 윈스는 상반기에 전년동기 대비 23.5% 감소한 217억8천300만 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2%가 떨어져 10억2천800만 원에 머물렀다. 지난 해에 비해 일본 시장 수출이 좋지 못한 탓이다.
이글루시큐리티(대표 이득춘)는 2분기 영업손실이 38억7천400만 원, 당기순손실은 59억8천400만 원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1분기에는 영업이익이 흑자로 반짝 전환하기도 했으나 2분기에는 결국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파수닷컴(대표 조규곤)은 2분기 영업손실이 4천600만 원으로 적자폭을 개선했으나 벗어나진 못했고 소프트포럼(대표 이경봉)은 2분기 영업이익이 1천900만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무려 90% 감소했다. 라온시큐어(대표 이순형) 역시 영업손실 1억7천만 원을 기록하며 적자를 지속했다.
이같은 결과는 일찌감치 예견돼 온 일이다. 보안업계는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맞딱드린 상황이다.
지난해부터 개인정보유출 사고 등 대규모 보안사고가 빈발하면서 이는 기업들의 보안 투자를 자극하는 '성장 기회'가 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봤다. 그러나 상황은 정반대로 흘러갔다.
오히려 기업들은 투자 결정을 미루면서 시장은 급속도로 얼어붙었다. 법·제도나 정책 가이드라인의 변화가 일어날 조짐이 생기면서 섣부른 판단을 내릴 수 없었던 탓이다. 게다가 올해는 선거, 세월호 사태 등 악재가 덩달아 작용했다.
결국 보안업계는 또 다시 하반기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게 됐다. 이와 관련 복수의 보안업계 한 관계자들은 "상반기 미뤄졌던 공공·민간 사업 수요가 하반기에는 나타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국배기자 verme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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