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세월호 특별법을 요구하며 36일 째 단식을 계속해 온 유가족 김영오 씨가 박근혜 대통령에 면담을 요구했다.
'유민아빠'로 잘 알려진 김씨는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정말 두려운 것은 몸이 망가지거나 잘못되는 것이 아니라 유민이와 유민이 친구들의 억울한 죽음의 이유를 밝히지 못하는 것"이라며 "그래서 물러설 수 없다"고 말했다.
김씨는 "유가족이 원하는 특별법을 제정해 우리를 구해달라. 대통령이 결단을 내려달라"며 "대통령에게 공식 면담을 요청한다. 저는 유가족이 요구하는 특별법이 제정될 때까지 계속 청와대로 찾아가겠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참사 이후 대통령이 유가족을 만난 횟수보다 짧은 방한 동안 교황이 유가족을 만난 횟수가 많다"며 "대통령은 특별법을 제정하고 유가족의 의사를 잘 반영하겠다고 했으나 청와대와 여당은 비협조와 불성실, 무책임한 모습만 보였다"고 정부여당을 비판했다.
그는 "목숨보다 귀한 자식을 잃고 한달이 넘도록 진상규명을 외치며 단식하는 국민을 외면하는 정부는 어느 나라 정부인가"라며 "박근혜 대통령은 교황께 세월호 유가족을 위로해줘서 감사하다고 했다. 이제 대통령이 직접 우리를 위로해달라"고 말했다.
그는 "내 자식이 왜 그렇게 죽었어야 했는지를 알아야 치유받을 수 있다. 그래서 목숨을 건 단식까지 하면서 철저한 진상규명을 할 수 있는 특별법을 요구하는 것"이라며 "그것 없이는 어떤 지원도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현재 심각한 체중 감소 등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김씨는 이날 "농성장에서 쓰러져도 병원에 데려가지 말라고 했다. 병원에 실려가도 눈을 뜨면 바로 돌아올 것"이라며 "여기서 죽게 내버려두면 된다"고 단식 계속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한편 김씨의 주치의인 이보라 동부병원 내과과장은 "비타민, 칼슘, 마그네슘, 인, 엽산 등이 모두 고갈됐고 근육량도 심각하게 감소했다"며 "김영오 씨의 단식은 더 이상 지속돼서는 안된다. 단식을 중단해도 의료진의 처방을 통해 신중한 복식 프로그램을 진행해야 한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김영오 씨의 목숨을 구할 수 있는 사람은 의사인 제가 아니라 정부와 정치인들"이라며 "기아 상태인 김영오 씨를 치료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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