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세월호 특별법이 벌써 두 번째 유가족의 반대에 부딪히면서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비대위원장의 리더십이 또 한번의 상처를 입게 됐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는 지난 19일 최종 협상에서 쟁점인 국회의 특별검사 추천권 4장 중 여당 몫 2장에 대해서도 야당과 유가족의 사전 동의를 얻는 안을 합의해 발표했다.
그러나 이같은 안은 곧 세월호 유가족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유가족들은 국회 몫의 특별검사 추천권 전체를 야권과 유가족들의 행사하는 가이드라인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이를 거부한 것이다.
문제는 세월호 유가족이 여야 합의안을 거부한 또 다른 이유로 신뢰 부족을 꼽았다는 점이다. 유경근 세월호 가족대책위 대변인은 20일 언론 매체들과의 인터뷰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하지만 여전히 저희 쪽과 충분한 대화나 서로의 진의를 파악하기 위한 노력 자체가 없었기 때문에 100% 신뢰할 수 없다"고 불신을 표했다.
지난 7일 여야 원내대표 합의안이 세월호 유가족의 거부로 사실상 당내 추인에 실패했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은 또 다시 유가족에 대한 사전 논의 과정을 소홀히 하는 실수를 되풀이했다.
이 때문에 19일 합의안은 지난 7일 여야 원내대표 합의안과 마찬가지로 내용 면에서는 호평 받았지만 세월호 유가족들의 동의를 얻지 못한 면에서 당내 의원들로부터도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일부 의원들은 전면 재협상을 요구하기도 했다.
세월호 특별법 처리를 명분으로 새정치민주연합 단독 소집한 8월 임시국회도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자당 소속 의원들을 보호하기 위한 '방탄국회'라는 집중 비판을 받고 있다. 그야말로 사면초가의 상황이다.
이 때문에 야권은 20일 오후 7시로 예정된 세월호 유가족 총회에 모든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미 박영선 비대위원장이 세월호 특별법 재협상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세월호 유가족 총회에서 여야 합의안이 부결된다면 향후 세월호 특별법 협상 과정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크다.
새정치민주연합 비상기구인 국민공감혁신위원회도 박영선 리더십의 상처로 출범도 전에 무산될 수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박영선 비대위원장이 이날 오전 38일 째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 '유민아빠' 김영오 씨를 찾고, 의원들이 유가족과 만나는 등 합의안 설득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박영선 비대위원장은 이날 유가족 총회에 참여해 여야 합의안을 설명할 예정이지만, 유가족들의 입장이 바뀔 가능성은 크지 않다. 향후 새정치민주연합의 위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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