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광석기자] 법원은 현대자동차 사내하청 노동자 994명이 사측을 상대로 낸 근로자지위 확인 청구 소송에서 사실상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소송이 처음 제기된 지 3년 10개월 만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41부(부장판사 정찬근)는 18일 현대차 사내하청 노동자 924명을 정규직으로 인정하고 현대차가 미지급 230억여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나머지 40명은 이미 신규채용된 상태로 적용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들 노동자들은 현대차 공장에서 다른 현대차 소속 직원들과 함께 일하지만 근로계약은 사내하청업체와 체결한 상태다. 이 때문에 이들은 현대차에 소속된 정규직 근로자들에 적용되는 고용 안정 등에 관한 단체협약·취업규칙에서 배제돼 왔다.
그러나 2010년 7월 대법원은 현대차 울산공장 사내하청업체 근로자 최병승씨 등이 낸 소송에서 차별적 처우의 위법성을 인정했다.
이에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사내하청업체가 아닌 현대차에 고용된 근로자임을 확인하고 밀린 임금을 달라"며 소송을 냈다.
당초 재판부는 지난 8월 판결할 예정이었으나 일부 근로자가 소를 취하해 일정을 늦췄다. 현행법상 소 취하는 피고도 동의해야 이뤄진다.
이번 선고를 앞두고 근로자 100여명이 소송을 취하했으나 재판부는 이들을 제외한 원고들에 대해서만 선고를 내렸다. 4년 가까이 이어진 재판의 선고를 더 늦추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달 18일 이번 건을 포함해 현재 법원 계류 중인 소송을 모두 취하하기로 한만큼 앞으로 정규직 전환문제 관련 충돌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판결의 경우 사내하청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삼성전자서비스나 한국GM 등 다른 산업체에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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