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새누리당이 부실한 공기업을 퇴출할 수 있도록 법 규정을 신설하고 호봉제와 정년 보장을 폐지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공기업 개혁안을 발표했다.
지난 5년 간 빚만 200조원이 증가했고 2011년 기준 공기업 부채가 정부부채 규모를 초과한 만큼 더 이상 개혁을 늦출 수 없다고 판단, '공기업 대수술'을 선언한 것이다.
당 경제혁신특별위원회(위원장 이한구) 공기업개혁분과(위원장 이현재)가 마련한 개혁안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인사제도다.
현행 호봉제에 따른 자동 승급 제도를 폐지하고 일반 사기업과 같이 성과에 따른 승진과 연봉제를 도입하도록 한 것이다.
임원 인사와 관련해서는 '관피아 척결' 기조 아래 안전분야 등 정부-공공기관 간 유착이 우려될 경우 공직자의 퇴직후 보임을 불허하는 내용으로 법을 개정하고 임명 절차의 투명성을 강화함으로써 '낙하산 논란'을 원천 차단키로 했다.
새누리당은 또 공공기관이 설립 3년이 지날 때까지 영업을 시작하지 못하거나 5년 이상 계속해 당기 순손실이 발생할 경우 퇴출하는 내용의 법 개정도 추진한다.
이와 함께 공공기관의 부채를 줄이기 위해 한국전력 46개 자회사, 코레일 11개 민자역사, LH 공사 임대주택 등을 매각해 부채를 상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일부 공기업에 대해서는 주식시장 상장 및 지분매각을 추진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특수법인의 일반법인 전환, 국가기간시설 공기업 소유권 배제(관리운영권 부여), '황금주(golden share)' 등을 도입한다.
이와 함께 새누리당은 민간과의 경쟁을 통해 사업·기능 수행자를 결정하는 '민관경쟁입찰' 제도를 관련 법에 명문화하기로 했다.
새누리당은 특위가 마련한 개혁안을 바탕으로 공청회 등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최종 보고서를 발간하고 관련 법 개정안을 조만간 국회에 제출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이 같은 개혁안이 실제 실행될 경우 적지 않은 논란이 일 전망이다. 특히 공기업 지분매각을 놓고서는 민영화 논란이 재점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김무성 대표가 19일 열린 공청회에 참석, "연일 표 떨어지는 이야기를 하게 돼 걱정"이라고 언급한 것도 개혁안을 둘러싼 각계각층의 반발을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김 대표는 "공기업의 방만경영이 도를 넘어 국민적 공분의 대상이 된 지 오래다. 공기업 스스로 뼈를 깎는 자구책을 내놔야 하고 정부도 더 이상 물러날 수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공기업 개혁에 임해야 한다"며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윤미숙기자 come2ms@inews24.com 사진 조성우 기자 xconfin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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