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연기자] 국산 게임의 매서운 반격이 시작됐다.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은 '리그오브레전드(이하 롤)', '피파온라인3' 등 외산 게임들이 최근 2~3년간 독점해 왔다.
하지만 게임성과 흥행력을 고루 갖춘 국산 신작들이 최근들어 다수 쏟아지며 여기에 맹공을 펼치고 있다. 이미 몇몇 게임들은 성공적인 초반 성적을 보여주면서 외산 게임 천하에 변화를 가져올 지 기대감을 불러오고 있다.
30일 게임트릭스 PC방 점유율 순위 22위에 국산 신작 '최강의 군단'이 올랐다. 지난 26일 출시된 이후 나흘만에 이뤄진 기록으로 서비스 첫날 45위를 기록한 데 이어 다음날인 27일 25위, 28일 23위로 순위가 가파르게 상승했다.
최강의 군단은 롤 대항마를 자처하며 국내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실제로 최강의 군단은 기본 게임성은 액션 역할수행게임(RPG)이지만, 롤의 핵심 요소인 이용자 대 이용자(PVP) 모드를 추가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롤과 같이 상호 액션이 강조된 팀 플레이를 전면에 내세웠고, 롤보다 더 빠른 전투 전개를 통해 기존 롤 이용자들이 지루하게 느낄 수 있었던 부분을 해결했다.
최강의 군단은 '던전앤파이터'와 '사이퍼즈'를 개발한 김윤종 대표와 핵심 개발자들이 모인 업체 에이스톰이 만든 신작 액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으로 출시 전부터 기대를 모은 게임이기도 하다.
'할머니부터 손자까지 모두 함께 즐길 수 있는 MMORPG'를 모토로 약 4년여간 개발됐으며, 현재 에이스톰에는 약 110명이 임직원이 게임 개발과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허민 전 네오플 대표의 투자를 받았으며, 약 150억 원의 개발비가 소요됐다.
김윤종 에이스톰 대표는 "롤이 이용자 대 이용자 모드(PVP)를 내세워 성공했다면 최강의 군단은 이용자 대 게임 내 캐릭터 모드(PVE)로 승부를 볼 것"이라며 "PVE 모드는 롤에 비어 있는 부분이었는데 최강의군단을 즐기면서 그러한 PVE의 아쉬움을 달랠 수 있게 개발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토종 MMORPG '검은사막'도 큰 호응 속에 마지막 테스트를 마쳤다. 늦어도 내년 초에는 서비스를 시작하며 외산 게임 사냥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검은사막은 지난 17일부터 28일까지 12일간 총 8만명의 당첨자를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생성된 전체 캐릭터는 15만개에 달했다. 지난 테스트의 3배 수준이다. 또한 공개 서비스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지난 23일 PC방 순위 21위까지 오르면서 흥행력을 인정받은 모습이다.
다음게임이 서비스하고 펄어비스가 개발한 검은사막은 탄탄한 게임성과 그래픽 등이 이미 지난 1차 테스트에서 인정받은 바 있다. 'C9', 'R2' 등히트작을 다수 배출한 스타 개발자 김대일 펄어비스 대표가 만들었다는 사실 만으로도 화제가 된 검은사막은 2차 테스트에서 이미 공개 서비스에 준하는 수준의 완성도를 보여줬으며 최근 마지막 테스트에서도 이를 다시 확인시켰다.
◆'이카루스', '데빌리언' 10위권 안착
지난 4월과 월에 출시된 '이카루스'와 '데빌리언'도 10위권 내에 안착하면서 국산 게임의 입지를 더욱 두텁게 하고 있다. 이 두 게임은 모두 최소 4년 이상 국내 개발사가 만들어낸 타이틀로 '리니지', '아이온', '사이퍼즈' 등 수년간 인기를 누려온 국산 게임들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으로 순위가 뛰어올라 시장에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고 있다.
이카루스의 경우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가 약 10여년에 걸쳐 개발과 재개발을 반복해 올해 서비스를 시작한 역작이다. 이카루스는 서비스 첫날부터 이용자들이 몰려 서버가 다운되고 주요 포털사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는 등 흥행을 예고했으며 최고 순위 5위까지 오르면서 기염을 토했다. 서비스 6개월이 지난 현 시점에는 10위~20위권 내를 유지하면서 장기 흥행을 내다보고 있다.
NHN엔터테인먼트가 서비스하고 지난 2009년 설립된 온라인 게임 개발사 지노게임즈가 5년에 걸쳐 개발한 대작급 게임이다. 최근 게임들에서 볼 수 없었던 화면 방식인 '쿼터뷰 방식(3인칭 시점으로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방식)'으로 만들어졌고 빠른 전투와 전개의 '핵앤슬래쉬' 기능으로 이용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약간의 마우스 조작만으로도 많은 적을 한 번에 빠르게 해치우는 호쾌한 전투를 만끽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한 온라인 게임사 대표는 "온라인 게임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제를 겪고 있는 상황이 최근 수년간 지속돼왔지만 업체들이 꾸준히 신작을 개발하고 서비스를 진행하면서 상승 기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온라인 게임 종주국이라고 불렸던 한국은 최근 미국을 비롯해 중국 등 신흥국가들까지 빠르게 치고 올라오면서 경쟁력을 많이 잃었다고도 평가하지만 최근 수종의 신작들이 상위권에 오르는 사례를 볼 때 여전히 희망은 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부연기자 bo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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