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은기자]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168일만인 지난달 30일 여야의 세월호 특별법 협상이 극적 타결됐지만 유가족의 반발이 거세다.
전일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는 협상을 통해 특검 후보군 4명을 여야 합의로 추천키로 했지만, 당초 협상안이던 유가족 참여 부분이 제외되면서 유가족 측에서 수용 불가 입장을 외치고 있다.
세월호 가족대책위는 지난 밤 국회와 안산 합동분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야당은 우리와 굳게 약속한 것을 하루 만에 뒤집어 버리고, 여당은 가족들 핑계를 대며 실질적으로 자신들이 특검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모습을 보였다"면서 "여야가 합의했다고 하는 안에 대해서 유가족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분노를 표했다.
세월호 가족대책위 박주민 변호사는 1일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가족들이 전일 협상안에 동의하지 못하는 이유는 정치적인 독립성을 견지한 검사가 탄생될 수 없다는 것과 절차적으로는 새정치민주연합이 가족들에게 했던 약속을 어겼다는 것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특검 후보군마저도 여야 합의로 선정하게 됨으로써 여당이 특검후보군에도 직접적으로 개입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이라며 "이번 참사에 관련 있는 정부와 정부를 책임지고 있는 여당이 특검 선출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심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그런 협상안이 돼 버렸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이번 협상안을 통해서는 정치적인 중립성, 독립성을 가진 특별검사가 만들어지기 어렵다"면서 "이전 11차례 특검에서 제대로 된 성과를 내지 못했던 가장 큰 부분이 정치적으로 독립적이고 진상을 규명하는데 강한 의지를 가진 특검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가족대책위 부위원장인 고(故) 김동혁 군 어머니 김성실 씨도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박 원내대표가 '특검 추천에서 유가족을 빼야할 것 같다, 힘이 없다'고 말했을 때 저희가 안 된다고 했다. 그런데 혼자서 알아서 해버려 황당했다"고 말했다.
김 부위원장은 여야가 특검 후보군 추천에 유가족의 참여 여부를 추후 논의키로 한 것에 대해 "추후 논의라는 것 자체가 (지금 상황을) 빠져나가기 위한 대안"이라고 지적하며 "6개월이 넘도록 (유가족의 요구를) 안 해주는 새누리당이 추후 논의를 한다고 해서 유가족 참여가 이뤄질지 (미지수)"라고 부정적 시각을 내비쳤다.
한편 유가족 대책위는 이날 임원회의를 통해 향후 대응책을 논의한 뒤, 가족 총회를 통해 방안을 확정지을 방침이다.
박 변호사는 "1차적으로 야당이 약속했던 특검후보군 형성에 가족들이 참여할 수 있는 것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해야하고, 이후 진상규명에 보다 적합한 제도적인 장치를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하는 작업들이 수반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위원장도 "세월호 특별법이 재논의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해서든지 국민들 힘을 모으고, 무엇이 옳은 것인지 판단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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