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미기자] 다음카카오가 출범 시작부터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사이버 검열' 논란에 대한 다음카카오의 해명에도 대화내용의 해독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진 독일산 메신저 텔레그램(Telegram)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6일 IT업계에 따르면 지난 일주일 사이 텔레그램 한글판 4종이 등장했다. 새로 등장한 텔레그램은 독일에서 선보인 정식 텔레그램이 아니다. 메뉴명 등이 영어로 돼 있어 불편한 점을 해소하기 위해 개발자들이 오픈소스를 활용해 한글화해 개발한 것이다.
그럼에도 텔레그램 한글판은 인터넷을 통해 삽시간에 퍼지고 있다. 지난 4일 구글플레이 스토어에 공개된 텔레그램 한글판의 경우에는 이날 커뮤니케이션 부문 4위, 전체 무료 앱 인기차트에는 27위를 차지할 정도로 이용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텔레그램 인기도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지난달 24일 애플 앱스토어 무료 다운로드 순위에서 부동의 1위 카카오톡을 제친 이후 이날까지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구글플레이 스토어에서도 13위에 올라있다.
이 같은 인기를 등에 업고 텔레그램은 직접 한국어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텔레그램은 최근 트위터를 통해 한국어 번역 전문가를 모집한다는 글을 띄우고 한국어판 제작을 본격화했다.
텔레그램이 주목받기 시작한 시기는 지난달 18일 검찰이 인터넷 검열 강화를 위해 '사이버 명예훼손 전담수사팀'을 신설하면서부터였다.
여기에 지난 1일 천주교인권위원회 등 6개 시민단체가 경찰이 정진우 노동당 부대표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카카오톡 대화내용을 압수수색해 들여다봤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네티즌 사이에서 수사 당국의 접근이 비교적 어려운 해외 메신저인 텔레그램이 카카오톡 대체재로 급부상하는 모양새다.
논란이 불거지자 다음카카오는 지난 2일 카카오톡이 실시간 '검열'을 요청받은 적이 없으며, '3천명 검열설' 또한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에 나섰다. 이달 안으로 대화내용의 서버 저장기간을 2∼3일로 대폭 축소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다음카카오 관계자는 "통상 법원에서 압수수색 영장을 받아 자료를 요청하기까지 2일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면서 "저장기간이 줄면서 앞으로는 경찰이나 검찰 등 수사기관이 압수수색 영장을 갖고 오더라도 사실상 대화내용을 들추어 볼 수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같은 설명 이후에도 논란이 가라안지 않자 다음카카오는 이날 김범수 의장까지 참석하는 긴급 대책 회의를 열 예정이다.
다음카카오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현 상황을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면서 "사용자가 떠나면 더 이상 서비스를 존속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 속에 우리가 추가적으로 할 수 있는 기술조치와 논란 확산을 막기 위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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