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수기자] '아이온', '블레이드앤소울' 등 다중접속온라인역할수행게임(MMORPG)만을 전문적으로 개발해왔던 엔씨소프트가 '외도'를 했다. '리그오브레전드'로 대표되는 적진점령(AOS) 게임 장르에 과감히 손을 뻗친 것.
이 회사가 새로 선보인 신작 마스터엑스마스터(MXM)에는 앞서 출시된 경쟁작들을 답습하지 않고 엔씨소프트만의 색깔을 덧입히려 한 흔적이 엿보인다. 지난 9일 첫 테스트를 마친 '마스터엑스마스터'를 체험했다.
◆마스터 교체 색다르네
마스터엑스마스터는 단순한 AOS 게임이 아니다. 주어진 스토리에 따라 적들을 물리치고 게임을 전개하는 액션 역할수행게임(RPG)에 마스터(캐릭터)의 성장 요소를 결합시킨 모양새가 복합 장르 게임에 더 가깝다. 종합선물세트 같다는 느낌이다. 게임에서 벌어지는 각종 상황을 쉽게 조망할 수 있는 쿼터뷰 시점과 산뜻하고 깔끔한 그래픽도 눈길을 끌었다.
차별화 요소는 또 있다. 다름아닌 '태그' 시스템이다. 게임에 임하기 전 이용자는 반드시 두 명의 마스터를 선택해야 한다. 하나의 캐릭터만을 선택할 수 있는 기존 게임들과 차이를 보이는 부분. 이후 탭(tab)키를 누르면 마스터를 교체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다양한 기술 조합을 연출할 수 있다.
가령 상대를 기절시킨 후 즉각 마스터를 교체해 그로기 상태인 적에게 강력한 피해를 입히는 식의 기술 연계가 가능하다. 단, 마스터 교체시 20초의 재사용대기 시간이 발생하기 때문에 남발할수는 없다. 최적의 마스터 조합을 찾아내고 궁리하는 재미도 쏠쏠할 것으로 보인다.
조작 방식에서도 색다른 점을 찾아볼 수 있다. 마스터엑스마스터는 W·A·S·D키로 캐릭터를 이동하고 마우스로 조준점을 잡는 방식으로, 일인칭슈팅(FPS) 게임의 조작 방식을 3인칭 시점으로 옮겨놨다고 보면 된다.
리그오브레전드에 익숙한 게이머라면 다소 어색함을 느낄 여지가 있다. 또 마우스 휠업시 마스터 고유의 회피기술이 사용되며, 이를 적절히 사용하면 교전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시시각각 움직이는 상대를 키보드로 따라붙고 마우스로 조준하는게 쉽지만은 않다. 복잡한 각축전이 벌어지는 와중이라면 더욱 난이도가 높아진다. 기둥과 같은 엄폐물 안으로 숨어 들어간 적을 뒤쫓다 오히려 반격당하는 양상도 종종 펼쳐진다. 때문에 마스터엑스마스터에서는 이용자간 실력 차가 극명히 갈릴 것으로 보인다.
◆절묘한 전투 밸런스 조절
AOS 장르의 최대 난관 중 하나는 바로 전투 밸런스를 바로잡는 일이다. 처음에는 양 진영이 팽팽하게 대립하다가도 어느 한쪽이 불리해지기 시작하면 밀리는 진영의 이용자들이 하나둘 전장을 이탈, 게임이 일방적으로 끝나는 상황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이같은 상황을 막기 위해 게임사들은 통상 무단 이탈자들에게 외부 재제를 가하는 방법을 고수해 왔다.
엔씨소프트는 외부 재제 대신 시스템 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 재제 없이도 자연스레 전투 밸런스가 맞춰지도록 기획한 것이다. 마스터엑스마스터에서는 상대에게 당할수록 내 마스터가 강해진다. 상대에게 쓰러진 마스터만이 기술을 강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때문에 상대에게 계속 밀리더라도, 한층 강력해진 마스터로 일발 역전을 노리는 것이 가능하다. 반대로 자신의 컨트롤이 출중하다면 '노업그레이드'된 마스터로 상대를 농락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같은 특징은 상대를 더 빨리, 자주 쓰러뜨리는 진영이 유리해지는 여타 AOS게임들과는 분명 차별화를 이루는 대목이다. 마스터엑스마스터의 색다른 시도가 AOS 게임의 고질적인 밸런스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될 수 있을지 여부도 주목된다.
재미 요소도 많았다. 마스터엑스마스터에는 '태진'이라는 이름의 마스터가 등장한다. 지난 달 25일 마스터엑스마스터가 첫 공개되면서 함께 소개된 태진은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를 모티브로 한 캐릭터가 아니냐는 말이 나올정도로 김 대표와 닮았다.
태진의 성능은 꽤나 막강한 편이다. 기본적으로 돌격소총을 활용한 강력한 원거리 공격을 펼치는데다 상대를 뒤로 밀치는 '넉백' 기술 등 범용성이 넓다. 또한 다른 마스터들이 캐릭터 외형을 바꿀 수 있는 스킨이 고작 한두 개에 불과한 반면, 태진만 유독 3개나 되는 스킨을 갖고 있다는 점도 범상치 않았다. 혹여 개발자들의 '충성심'이 작용한 결과가 아닐까.
문영수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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