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수기자] 현대자동차가 올 3분기 부진한 실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대차는 오는 23일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지만 환율 악재와 기대를 모았던 신형 쏘나타의 판매 부진 등으로 실적에 대한 비관론이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3분기 실적에 대한 시장 컨센서스는 1조9천억원대다.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가량 감소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전분기 대비로도 약 7% 줄어든 수준이다.
현대차의 영업이익은 작년 2분기부터 4분기까지 3분기 연속 2조원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 1분기 1조9천384억원으로 2조원을 하회했다. 2분기 2조872억원으로 다시 2조원대를 회복했지만 1분기 만에 다시 다시 2조원을 밑돌 것이라는 예상이다.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은 불과 3개월 전만 하더라도 2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됐지만 실적 발표일이 다가옴에 따라 눈높이가 계속 낮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1조8천억원대를 밑돌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중혁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현대차의 3분기 매출은 전년동기보다 1.7% 감소한 20조4천678억원, 영업이익은 17% 줄어든 1조6천564억원이 될 것"이라며 "올해 들어 급락한 원·달러 환율과 노조 파업으로 인한 국내 공장 출고 감소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 2조원대 붕괴는 물론, 지난 2분기 전년동기 대비 13.27% 감소한 영업이익을 기록한 데 이어 2개 분기 연속 추락이 가시화 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적 부진을 예상하는 이유는 단연 환율이 첫 손에 꼽힌다. 지난 3분기 평균 환율은 1천27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7.6% 하락했다. 앞서 현대차는 올해 경영계획 수립시 연간 평균 원·달러 환율을 1천50원선으로 설정한 바 있다.
환율이 하락하면 수출 비중이 높은 현대차는 직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하다. 같은 값에 팔아도 원화 환산 시 손실이 불가피하기 때문. 현대차는 환율이 10원 하락하면 연간 약 1천200억원의 매출이 감소한다.
여기에 엔저를 앞세운 일본 자동차업체들의 공격적인 판촉으로 수출 전망도 밝지 만은 않다. 실제로 현대차의 3분기 매출액 컨센서스는 21조2천억원대로 전 분기 22조7천526억원보다 1조원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도 어김없이 이어진 노조의 부분파업으로 인한 생산차질도 3분기 실적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최근 한전부지 고가 매입에 따른 여파로 시장의 눈높이가 급격히 냉담해졌다. 노조가 이를 명분삼아 임금협상 테이블에서 공세를 취하는 등 악재를 맞기도 했다.
현대차는 지난 8~9월 이어진 노조의 부분파업 및 잔업·특근 거부로 차량 4만2천200여대를 생산하지 못해 9천100억여원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현대차의 국내생산 비중은 약 35%에 달하는 만큼, 국내공장 가동률이 하락될 경우 해외 판매 실적 부진은 피할 수 없다.
기대를 모았던 신차 효과도 미미하다.
전재천 대신증권 연구원은 "LF 쏘나타의 신차 효과는 있으나 그 효과가 생각보다 낮다"며 "9월까지 누적 쏘나타 판매는 전년동기 대비 18% 증가했지만 판매 3개월 째인 6월 이후 1만대 이하의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기대 이하의 신차 효과로 안방 사수에도 비상이 걸린 상태다. 현대차의 점유율은 올 4월 쏘나타 신차 효과에 힘입어 44.6%를 기록한 후 5월 43.6%, 6월 42.8%, 7월 40.8%, 8월 39.1%에 이어 지난달 37.2%로 5개월 연속 뒷걸음질 치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환율 문제와 기대에 못 미치는 쏘나타 판매량, 한전부지 매입 우려 등 여러가지 문제점이 겹치면서 예상보다 부진한 상황을 맞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다만 향후 실적은 3분기를 바닥으로 올 4분기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고 국내에서는 쏘렌토, 아슬란 등의 신차 효과와 해외시장에서 신차판매가 확대되면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이 상승한 가운데 신형 쏘나타의 미국판매 본격화, 중국 ix20 출시, 유럽 i20 판매 확대 등으로 4분기 실적회복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박인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파업 종료에 따른 생산 정상화와 판매믹스 개선 지속, 우호적인 원·달러 환율 방향을 감안하면 4분기 이후 실적은 분명한 개선 방향"이라며 "실적 모멘텀과 투자심리 모두 3분기 실적시즌을 저점으로 점진적인 개선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정기수기자 guyer7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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