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수기자] 넥슨코리아(대표 박지원, 이하 넥슨)가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 이하 엔씨) 지분 0.4%를 추가로 사들인 이유를 두고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넥슨이 보유한 엔씨 주식에 대해 '투자'(엔씨)와 '지분'(넥슨)으로 해석해 온 두 회사였던 만큼 이번 지분 매입 이유에 대한 반응 역시 민감할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 엔씨소프트는 특히 넥슨이 지분 매입을 하기 전 사전협의를 하지 않은 점을 두고 날카롭게 반응하고 있다.
넥슨은 지난 8일 엔씨소프트 지분 0.4%(8만8,806주)를 116억 원(주당 13만610원)에 추가 취득, 2012년 6월 넥슨 일본법인(대표 오웬마호니)이 매입한 지분(14.68%)을 포함해 총 15.08%의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고 14일 공시했다.
◆ 엔씨와 사전협의 하지 않은 넥슨 '속내는 무엇?'
넥슨의 이번 지분 추가 매입 과정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엔씨소프트와 사전 협의를 하지 않았다는 대목이다. 상호 협력 관계에 있다면 지분 추가 매입과 같은 '대형 이벤트'에 앞서 사전 작전 타임이 반드시 필요한 사항이라는 이유에서다.
엔씨소프트 윤진원 커뮤니케이션 실장은 넥슨이 지분 매입을 발표한 후 "지분 매입에 대해 사전 논의가 전혀 없었다"고 주장하며 "이번 추가 지분 매입은 단순 투자 목적이다. 지분 매입에 대해 사전 논의가 전혀 없었던 만큼 단순 투자 목적이라는 공시 내용이 제대로 지켜지는지를 계속 주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넥슨이 엔씨와 사전 협의 없이 지분을 인수한 것이 '투자 목적'이라는 공시 내용과 달라서는 안되며 다른 의미나 의도 역시 개입시켜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이에 대해 넥슨은 14일 공시 전에는 지분 매입 사실을 엔씨소프트 경영진에게 알렸다는 입장이다.
넥슨 최현우 기업홍보실장은 "지분 매입 시점에는 엔씨소프트 최고 경영진에게 사실을 알리지 않았지만 14일 공시 전에는 해당 사실을 공유했다"고 설명했다.
넥슨은 "일반 투자자도 참여하는 장내 거래를 통해 엔씨소프트 지분을 매입한 만큼 관련 정보가 사전에 공유됐을 경우 시장에 미치는 여파는 상당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 가깝고도 멀리 '미묘한' 두 회사 관계
지분 추가 매입에 대한 사전 협의여부를 두고 두 회사가 이처럼 첨예하게 대립하는 이유는 넥슨의 속내가 명쾌하게 확인 안된다는 데에 원인이 있다.
넥슨이 김택진 대표를 비롯한 엔씨소프트 경영진에 지분 추가 매입 계획을 밝히지 않은 것은 단순 투자가 아닌 적대적 기업합병(M&A)을 염두에 둔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후 대처 기회를 주지 않은 사실상 기습공격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넥슨은 14일 공시를 통해 "엔씨소프트의 최대주주로서 주가를 꾸준히 지켜봐 왔다"며 "투자기업의 가치 제고를 도모하기 위해 장내 매입 방식으로 추가 취득을 결정했다"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또한 "엔씨소프트의 세계적인 개발 역량과 훌륭한 게임에 대해 신뢰하고 있으며,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에서 두 회사의 강점을 결합해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의 토대를 공고히 해나가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넥슨의 입장 표명에도 불구하고 지분 추가 매입은 엔씨소프트 내부의 위기감을 고조시킬 전망이다. '투자 기업의 가치 제고'라는 설명에도 불구하고 최대 주주의 지분율이 높아졌고 경영권의 향배 역시 가볍게 넘길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 2012년 넥슨이 엔씨소프트의 지분을 인수한 이후 '양사 대표의 의기투합'에서 비롯됐다는 설명에도 불구하고 두 회사는 줄곧 미묘한 입장차를 드러내며 어색한 관계를 형성해 왔다.
넥슨의 지분 추가 매입 절차를 두고 '의혹'까지 제기되는 상황에서 두 회사의 '가깝고도 먼' 긴장 관계는 더욱 팽팽해질 전망이다.
문영수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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