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수기자] 현대자동차가 이달말께 준대형 플래그십 신차 '아슬란'을 국내에 선보인다.
현대차는 아슬란 출시를 계기로 갈수록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내수시장 점유율을 반전시킨다는 복안이다.
아슬란은 현대차가 제네시스 이후 6년 만에 새롭게 출시하는 준대형급 신차다. 그랜저와 제네시스 사이의 자리잡을 최고급 전륜구동 세단으로 수입차의 공세 속에 안방 사수를 위한 현대차의 첨병 역할을 맡게 됐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아슬란을 오는 30일 서울 대치동 현대차 국내영업본부에서 출시행사를 열고 국내에 본격 시판할 예정이다. 당초 23일 출시가 예정됐었지만 생산 일정 등의 조율 관계로 다소 미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출시 이전 신차 붐 조성에는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 6일부터 사전계약에 들어간 아슬란은 현재까지 약 1천700대가 계약됐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사전계약의 판매 호조를 감안하면 내년 판매대수가 3~4만대에 달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현대차는 아슬란을 수입차로 이탈하고 있는 고객을 잡기 위한 전략 차종으로 개발했다. 현대차는 아슬란을 해외 수출 없이 '내수 전용'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수입차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한 BMW 5시리즈와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아우디 A6 등을 경쟁상대로 잡았다.
아슬란은 그랜저의 플랫폼을 기본으로 제네시스급으로 차체를 키웠다. 전장은 그랜저(전장 4천910㎜)와 제네시스(4천990㎜)의 중간 정도다. 엔진은 그랜저(2.4~3.0ℓ)보다 큰 3.0~3.3ℓ 가솔린 엔진이 탑재됐다.
상위 모델인 제네시스 수준의 고급 편의·안전 사양도 갖췄다. 아슬란은 헤드업디스플레이(HUD)와 8인치 내비게이션이 기본 적용됐다. 또 전방추돌 경보장치(FCWS) 및 차선이탈 경보장치(LDWS), 후측방 경보장치(BSD) 등 대형세단에 주로 탑재되던 고급 안전기술을 탑재했다.
현대차의 자체 텔레매틱서비스인 '블루링크 안전서비스'도 5년 동안 무상 적용해 준다. 에어백이 전개되는 사고가 발생한 경우, 룸미러의 SOS 버튼을 누르면 바로 블루링크 센터로 연결돼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특히 대형차 특유의 승차감을 위해 오랜 시간 공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소음과 진동 등 기존 국산 모델이 가지고 있던 문제점을 개선해 더욱 묵직한 승차감을 자랑한다.
판매가격은 ▲3.0 모던 모델 3천990만원~4천040만원 ▲3.3 프리미엄 모델 4천190만원~4천240만원 ▲3.3 익스클루시브 모델 4천590만원~4천640만원 내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기본형 모델 기준으로 보면 그랜저에 비해 1천만원가량 비싸고 제네시스에 비해 약 600만원 저렴한 가격대다.
◆아슬란, 수입차 공세 막을까
업계에서는 아슬란이 현대차의 내수시장 점유율 반전을 이끌 수 있을 지 여부를 올 하반기 자동차시장의 최대 관전 포인트로 꼽는다.
현대차의 내수시장 점유율은 올 4월 쏘나타 신차 효과에 힘입어 44.6%를 기록한 후 5월 43.6%, 6월 42.8%, 7월 40.8%, 8월 39.1%에 이어 지난달 37.2%로 5개월 연속 뒷걸음질 치고 있다.
현대차의 내수 고전은 날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는 수입차 공세에 기인한다. 수입차의 내수 점유율은 지난달 17.0%를 기록, 전년동기(12.7%) 대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여기에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신차 효과도 현대차의 안방 사수에 발목을 잡았다. 앞서 지난 3월말 현대차가 야심차게 출시했던 'LF쏘나타'의 신차 효과가 예상보다 빨리 수그러들면서 극심한 내수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LF쏘나타는 출시 직후 4~5월 2개월 연속 1만대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했으나 8월 들어 5천대 수준으로 첫 달 대비 반토막 났다. 그나마 지난달 택시 모델의 가세에 힘입어 7천대 수준에 가까운 회복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순수 LF쏘나타 판매량은 4천대 수준에 그쳐 감소세가 지속되는 모양새다. 지난달 LF 쏘나타 판매량 6천861대 중 순수 LF쏘나타 판매량은 4천353대에 불과했다. LF쏘나타 택시 모델이 2천508대가 팔렸다.
현대차는 내년께 쏘나타의 디젤과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 라인업 확대를 통해 판매량 확대를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최초의 준대형 디젤모델로 관심을 모았던 그랜저 디젤 역시 전체 판매량을 늘리는 데는 기여하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 6월 말 출시된 그랜저 디젤은 지난달까지 총 4천388대가 판매돼 전체 그랜저 판매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올 들어 지난달까지 그랜저의 전체 누적 판매량은 6만6천27대로 전년동기 대비 오히려 1.2% 감소했다. 기존 가솔린 모델 수요가 디젤로 전환된 데 그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내수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수입차에 맞서기 위해 대항마로 내놓은 신차들의 판매가 기대에 못미친 때문"이라며 "특히 볼륨모델인 쏘나타의 신차 출시에도 내수 점유율 반등이 이뤄지지 않아 현대차 내부에서도 당혹스러워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수입차를 정조준해 개발한 내수전용 신차인 아슬란의 성공 여부가 현대차 안방 사수 성패를 가늠할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기수기자 guyer7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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