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세나기자] 도서정가제 도입을 둘러싸고 팽팽한 긴장관계에 놓여 있던 출판계와 정부 사이에 화해무드가 조성되는 분위기다. 정부가 도서정가제를 수정할 여지가 있다며 출판계에 화해 제스처를 보냈기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 출판인쇄산업과 김일환 과장은 16일 종로구 대한출판문화협회에서 열린 '출판문화산업진흥법 시행령 개정(안) 공청회'에서 도서정가제를 둘러싸고 출판업계와 정부간 이견을 좁히기 위해 민관협의체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올 11월 시행을 앞둔 도서정가제의 현실화를 위해 이달 20일께 온·오프라인 서점과 출판사, 관련 협회, 주무부처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민관협의체를 발족한다는 방침이다.
김 과장은 "행정관료들은 전문지식을 갖추고 있지만 현장에서의 애로점을 잘 모르는 것이 사실"이라며 "내주 초 유관협회 등 실무자들로 구성된 협의체를 구성해 도서정가제에 대한 업계의 의견을 심도 깊게 청취하고 조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예고된 사안이라도 정말 큰 문제가 있다면 번복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 "도서정가제는 단순한 서적이라는 상품이 아니라 문화를 담고 있는 콘텐츠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법률이기 때문에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오는 11월21일 시행을 앞두고 있는 '개정 출판문화산업진흥법'은 신간과 구간(출간 후 18개월이 지난 책) 구분 없이 15% 이상 할인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출판사와 서점들은 15% 이내 할인제한에는 환영의 목소리를 내면서도, 공정경쟁을 위해 온라인서점의 무료배송 비용도 새 도서정가제가 허용한 범위 내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정부부처와 대립각을 세워왔다.
또 책을 사고파는 '온라인 장터'를 제공하는 인터넷 서점 등 오픈마켓을 '간행물 판매업자'로 규정할 것인지, '기증 받은 간행물'을 중고 서적 유통 대상에 포함시킬지 여부 등도 개정안의 주요 현안이 되어 왔다.
이와 관련 한국출판연구소 백원근 책임연구원은 "도서정가제를 둘러싼 업계와의 논의에 보다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며 "협의체에서의 논의를 통해 출판서점계 의견을 보다 적극적으로 반영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민관협의체가 남은 한 달간의 시간동안 어떠한 협의점을 찾아낼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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