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미기자] 1조 원대 아침 식사 시장을 두고 업체 간의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맥도날드 '맥모닝'이 아침 식사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자 이를 견제하기 위해 기존 패스트푸드 업체들 외에도 베이커리, 커피전문점, 편의점까지 아침을 겨냥한 신메뉴를 출시하며 시장 경쟁에 가세했다.
이는 점심, 저녁에만 편중됐던 먹거리 시장이 성장 정체기를 겪고 있는 반면, 아침 식사 시장은 최근 1인 가구·맞벌이 가족 증가 영향으로 지속 성장하고 있기 때문.
특히 웰빙 트렌드에 맞물려 아침 식사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자, 간편하고 저렴한 패스트푸드 업체들의 아침 메뉴로 끼니를 챙겨먹는 사람들이 늘면서 이들을 중심으로 시장이 점차 커지고 있다.
◆맥도날드, '맥모닝'으로 시장 강자 우뚝
이 시장에 가장 먼저 첫 발을 들여 놓은 곳은 '버거킹'으로, 지난 1999년 9월 버터와 계란부침, 치즈, 소시지로 만든 '아메리칸 소시지 크라상' 4종을 선보였다. 그러나 단조로운 메뉴 구성과 인지도 부족으로 소비자들에게 호응을 얻지 못했다.
반면 맥도날드가 지난 2006년 '맥모닝'을 출시한 후 상황은 달라졌다. 다각화된 메뉴와 합리적인 가격을 앞세워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친 결과, 맥모닝은 매년 두 자릿수 이상 성장할 만큼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게 됐다. 이 같은 분위기에 힘입어 이 메뉴는 현재 맥도날드 전체 매출의 10%를 차지하고 있다.
던킨도너츠는 지난 2008년 식사대용식 메뉴를 선보이며 시장에 첫 발을 내딛었다. 던킨도너츠의 가세로 시장은 2009년 7천억 원대까지 성장했으며, 이후 이곳은 꾸준히 식사대용식 시장에 대한 지속적인 R&D 투자를 해왔다.
던킨도너츠는 지난해 10월 본격적으로 아침 식사 시장을 겨냥하기 위해 '모닝콤보'를 출시했으며, 이 제품은 현재까지 누적 판매 240만 개를 기록했다. 이에 힘입어 올해 던킨도너츠의 식사대용식 메뉴 매출은 전체의 11%를 차지하며 처음으로 두 자릿수를 돌파했다. 던킨도너츠는 브랜드 내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모닝콤보의 인기로, 올해 12~13%까지 식사대용식 매출 비중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베이커리·커피전문점·편의점까지 아침 시장 도전
아침 식사 시장의 높은 성장세가 전망되면서 올 들어 맥모닝의 아성에 새롭게 도전장을 낸 업체들이 더 늘어났다. 기존 패스트푸드 업체들은 메뉴를 리뉴얼 출시하며 전열을 재정비했고, 베이커리·편의점·커피전문점은 신메뉴를 출시하거나 기존 메뉴를 강화하는 등 시장 경쟁에 본격 나선 모습이다.
버거킹은 지난 7월 머핀과 해쉬브라운, 커피로 구성된 새로운 아침 메뉴 '킹 모닝'을 출시했다. 2천500~3천500원 대의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지만, 아침 메뉴 수요가 높은 오피스 주변 70여개 매장에서 한정 운영되고 있는 탓에 330여개 매장에서 맥모닝을 선보이고 있는 맥도날드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아침 식사 시장에서 한 발 물러섰던 롯데리아는 20일 새롭게 리뉴얼된 메뉴로 재도전에 나섰다. 롯데리아는 지난해 6월 아침 메뉴를 선보이며 야심차게 시장 경쟁에 뛰어 들었지만 맥도날드 맥모닝과 비슷하다는 평가만 이어졌다. 그러나 이번에 한국인의 쌀 문화를 반영한 총 7종의 '착한아침' 메뉴를 새롭게 출시해 맥도날드가 선점하고 있는 아침 시장을 재편하겠다는 각오다.
롯데리아가 이번에 선보인 '착한아침'은 기존 머핀류 4종과 라이스류 2종, 디저트 1종으로 구성됐으며, 오전 4시부터 11시까지 판매된다. 가격은 단품과 세트 포함해 2천~3천500원이며, 대부분의 매장에서 맛볼 수 있다.
베이커리 업체들도 아침 식사 시장 공략을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파리바게뜨는 지난 8월 중순 아침대용식 수요가 높은 약 260곳에서 '핫&그릴 샌드위치' 10종을 먼저 선보였다. 이후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자 9월에는 판매 매장수를 1천여 곳으로 확대했다.
뚜레쥬르도 이달 15일 토스트 또는 핫샌드위치, 커피로 구성된 '모닝세트' 7종을 출시했다. 이곳은 곡물빵, 쌀빵, 올리브빵 등 베이커리의 특징을 살린 건강빵을 사용하고, 매장이 거주지 가까이 있다는 것을 차별점으로 내세워 기존 업체들과 경쟁하겠다는 전략이다.
브런치에 중점을 뒀던 커피전문점들도 최근 새로운 아침 메뉴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카페베네는 치즈가 담긴 '볼케이노' 빵과 '와플파니니' 등 따뜻한 아침식사용 베이커리 5종을 출시했다. 가격은 3천~3천800원이다.
스타벅스는 지난달 25일 690여 매장에서 '당신의 하루를 든든하게 해줄 스타벅스'를 주제로 총 14종의 아침 메뉴를 선보였다. 메뉴는 스피니치 라자냐와 브로콜리 크림 리소토, 샌드위치 2종 등이다.
식사대용식의 강자인 편의점도 아침 식사 시장을 겨냥해 새로운 메뉴를 끊임없이 선보이고 있다.
CU는 올 초 맥모닝을 겨냥해 '머핀샌드위치' 2종을 출시했으며, 지난 5월부터 판매된 '밥바'는 대표 제품으로 떠올랐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5월 '아침밥 먹기' 행사를 진행하며 매출이 크게 올랐으며, 최근에는 웰빙 트렌드에 맞춰 '샐러드 파스타'를 출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많은 업체들이 아침 식사 시장 경쟁에 나섰지만 제품력과 합리적인 가격대, 접근성에 따라 성패가 좌우될 것"이라며 "각 사별로 시장 선점을 위한 마케팅 활동도 중요하겠지만, 소비자 니즈를 잘 파악해 좋은 제품을 알맞은 가격에 고객들에게 얼마나 더 편리하게 제공할 수 있을지를 연구해 나가는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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