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은기자] 여야 의원들이 금융감독원과 금융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모뉴엘 사태를 집중 질타하고 나섰다. 대출심사의 적정성과 대출과정의 부실여부를 중점적으로 추궁했다. 금융당국은 금감원 검사가 끝나면 제도 개선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모뉴엘 사태, KT ENS 사건 확대판…당국 "제도 개선 검토"
27일 열린 금감원·금융위 국감에서 정무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은 모뉴엘 사태가 'KT ENS' 사건의 확대판이라고 성토했다. 서류만 보고 부실대출을 해줬다는 것이다.
강기정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최수현 금감원장과 홍기택 산업은행장에게 "모뉴엘 대출 심사를 할 때, 무역보험공사의 보증서뿐만 아니라 영업실적, 현금흐름 등 재무건전성을 봤느냐"고 물었다.
홍기택 산업은행장은 "일반적으로 기업의 신용등급을 평가할 때 재무건전성을 보는데, 모뉴엘의 경우 무보의 보증이 있어서 보지 않았다"며 "이 부분에 대해 미진한 부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강 의원은 또한 권선주 기업은행장에게 모뉴엘 대출 보증의 핵심이 되는 수출채권의 진위 여부에 대해 물었다. 그는 "모뉴엘의 수출채권이 위조됐다는 의견도 있다. 수출채권의 실질 여부를 확인할 수 없냐"고 물었고 권 은행장은 "실질 여부는 수출 물품을 확인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모뉴엘 사태에 대해 조사 중이며 금감원 감사가 끝난 후 제도 개선을 검토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최수현 금감원장은 "모뉴엘 대출심사와 관련해 부실 여부가 있는지 조사 중"이라며 "이 과정에서 물품이 제대로 갔는지 선적 관련 서류가 위조가 됐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도 문제가 있을 경우 관계부처와 논의를 통해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박병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모뉴엘 사태는 KT ENS의 확대판이고 2년 전에 확실히 막을 수 있었다"며 "우리은행은 이미 2년 전에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고 대출금을 회수했는데 정부기관들은 전혀 눈치를 못 챘다"고 지적했다.
김기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모뉴엘 사태는 단순한 부실대출 사건이 아니라 수출금융 전반의 문제"라며 "금감원에서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밝히라"고 촉구했다.
최수현 금감원장은 "모뉴엘 사태는 대한민국 금융의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며 "KT ENS 사건과 같이 (서류만 보고) 현장을 무시하는 사례에 대해 금융사 CEO들과 허심탄회하게 얘기해 보고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신제윤 "KB금융 회장 인선 개입 안 했다"
정무위 의원들은 KB금융 회장 인선 등 각종 현안에 대해서도 질의했다. 민병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이번 KB금융지주 회장 인선에 개입한 일이 없느냐"고 묻자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개입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또한 신위원장은 "공무원 출신은 무조건 (낙하산이라며) 안 된다고 한다. 능력 있는 공무원은 다시 써야 한다"는 신동우 새누리당 의원의 지적에 "그렇다. 특정 집단을 무조건 낙하산이라고 매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경은기자 serius0727@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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