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경기자] 16일 오전 10시에 시작된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감독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전날 금융위원회 국감 때와 비슷하게 KB 사태에 대한 질의가 집중적으로 쏟아졌다.
의원들은 KB금융지주와 국민은행 경영진에 대한 중징계와 경징계를 오락가락했던 의사결정 과정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특히 최수현 금감원장과 제재심 의장이던 최종구 수석부원장이 엇박자를 낸 것에 대한 질책이 많았다.
금감원은 KB사태와 관련해 공식 결정이 이뤄지기 앞서 KB금융그룹 측에 중징계가 나올 것이라는 방침을 사전에 통보했다가, 제재심에서 경징계로 결론을 냈다. 그러나 이후 최수현 금감원장이 자문기구인 제재심의 의견을 뒤집고 다시 중징계로 최종 결정했다. 이에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은 사임했고, 임영록 전 KB금융지주 회장은 징계에 불복하고 금융당국과 소송전을 선언했다가 취하하고 물러난 바 있다.
중요한 의사결정에서 금감원장과 수석부원장간에 엇박자가 난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에 대해, 최 수석부원장은 "제재심 논의에 앞서 금감원장이 따로 지시한 바는 없었고, 제재심 위원들이 각자 의견을 낸 결과였다"고 설명했다. KB금융측에 사전 통보했던 중징계 방침의 법적 근거에 대해 제재심 위원들이 확신을 갖지 못해 경징계로 의견이 모였다는 것이다.
최 원장은 "수석부원장의 의견은 제재심 의견으로 충분히 들었다고 봤다"며 "제재심의 결론에 대해 법률적 견해를 다시 판단한 것으로, 중징계에 대한 제 의견은 처음부터 일관된 것이었다"고 답변했다.
◆박병석 의원 "외부 개입 있던 것 아니냐" 의혹제기도
박병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최수현 금감원장과 제재심의 엇박자가 KB사태를 증폭시켰다"며 "외부에서 더 큰 권력이 개입해 이런 오락가락하는 움직임을 보인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최 원장과 최 수석부원장은 이에 대해 "전혀 외부의 개입은 없었다"고 부인했다.
유일호 새누리당 의원은 "외부 개입도 없었고, 각자 소신대로 일했다는 것은 알겠으나, 국민들 입장에서는 제재심이 왜 금감원장의 뜻을 반영하지 않았는지, 금감원장은 왜 제재심을 적극적으로 설득하지 않았는지 등을 의아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최 원장은 "이번 KB 사태 관련해 심려 끼쳐 드린 데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하면서도 "징계 결정을 하기까지 금감원장으로서 인간적인 고뇌가 컸다는 건 말씀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최 원장은 임영록 전 KB금융지주 회장이 금융당국에 대해 제기한 소송을 취하한 것과는 별개로, 임 회장에 대해 제기한 금감원의 형사고발은 그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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