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기자]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시행을 앞둔 지난 3분기, 이동통신3사는 비용 절감과 LTE 고가요금제 가입자 확보를 앞세워 좋은 실적을 기록했다. 이제 눈은 4분기로 쏠린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 시행된 4분기에 이통사들의 실적이 어떻게 변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이동통신3사는 지난주에 잇따라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가장 좋은 성적표를 받아든 회사는 LG유플러스다. LG유플러스는 3분기 매출 2조7천618억원, 영업이익 1천74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4.1%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17% 급증했다. 1천745억원의 영업이익은 지난 2010년 합병 이후 최대 실적이다.
KT도 눈에 띄는 실적을 올렸다. KT는 지난 3분기 매출 5조9천556억원, 영업이익 3천35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3.9% 전분기 대비 1% 상승했다. 영업이익도 전년동기 대비 8.9%올랐고 전분기 대비 흑자전환했다.
SK텔레콤은 다소 부진한 모습이다. SK텔레콤은 3분기 매출 4조3천675억원, 영업이익 5천36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5.9%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2.7% 감소한 수치다.
◆단통법 앞두고 시장 안정화, 3사 마케팅 비용 아꼈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시행을 앞둔 3분기는 이통사들의 가입자 확보전이 다소 누그러진 시기였다. 법 시행을 앞두고 정부의 눈치를 보느라 불법 보조금 투입이 쉽지 않았다.
시장이 안정화되면서 이통3사의 마케팅비용도 함께 절감됐다. 3분기에 이통3사가 집행한 마케팅비용은 약 2조원 수준이다. 이통3사는 지난 2분기에는 2조2천여억원, 지난 1분기 2조4천여억원을 쏟아부었다. 매 분기 2천여억원씩 이통3사의 마케팅비용이 줄고 있다.
이용자들이 휴대폰 구매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서 단말기 판매량도 줄었다. 단말기 판매량이 줄면서 자연히 단말기 구매비용도 절감됐다.
그럼에도 무선분야 매출은 3사 모두 탄탄했다. 2세대(2G)나 3세대(3G) 가입자들이 LTE로 전환하면서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상승하고 있는 덕분이다. 특히 월 정액 요금이 7~8만원 이상인 LTE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가 확대된 것이 ARPU 상승의 주요 원인이다.
특히 KT는 올해초 3만2천원대에 정체됐던 ARPU가 급격히 개선돼 3분기에 3만4천829원까지 올랐다. 경쟁사인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과 약 3천원 이상 차이나던 ARPU 차이를 1천500원 수준으로 회복했다.
◆단통법 시대 준비한 이통3사, 4분기 실적에 관심 집중
특히 SK텔레콤의 행보가 눈에 띈다. KT와 LG유플러스는 3분기에 비용을 절감하며 좋은 실적을 기록했지만 SK텔레콤은 영업이익이 오히려 전년동기보다 줄어들었다.
SK텔레콤은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시행을 앞두고 네트워크 투자비를 늘려 광대역 LTE-A 서비스 안정화에 나섰고 직접 운영하는 유통망도 확대했다. 유통망이 늘면서 자연히 유통망 관리 비용도 상승했다.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의 부진한 실적에 대해 "단통법 시대를 위한 1보 후퇴"라며 "유통망을 강화하고 제휴서비스를 늘리는 등 4분기를 위해 투자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통사들의 3분기 실적발표가 마무리되면서 이제 관심은 4분기 실적으로 쏠리고 있다. 특히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 이통사들만 배불리는 법이라는 비난이 거센 가운데 4분기에 이통사들이 어떤 성적표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가장 관심이 가는 수치는 마케팅비용이다. 이통사들이 기존에는 일부 고객에게만 지급하던 보조금을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시행 이후에는 모든 고객에게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마케팅비용에 큰 차이는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통사들의 4분기 마케팅비용이 기존과 비교해서 어떤 차이가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또한 비용절감을 통해 영업이익이 급증한다면 통신비에 거품이 있으니 요금을 인하하라는 국회와 시민단체들의 요구가 더욱 거세질 수도 있다.
허준기자 jjoon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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