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경기자] 지난 달 31일 일본은행(BOJ)이 현재 본원통화를 연간 60조~70조엔으로 늘리는 양적완화 수준을 80조엔까지 확대하겠다며 양적완화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3일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엔화 약세가 심화되며 우리나라 수출기업들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될 수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오히려 국내에 호재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대신증권의 이경민 애널리스트는 "단기적으로는 엔화 약세와 일본증시 강세 압력이 커질 것으로 보이고, 이 경우 국내 수출주에 대한 투자심리는 위축될 수밖에 없지만, 시간이 갈수록 유동성 확대 및 위험자산 선호로 인식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아울러, 일본공적연금펀드(GPIF)가 국내외 주식투자 비중 확대를 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는데, 이 또한 예상보다 큰 폭의 변화여서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에 긍정적인 재료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따라서 글로벌 위험자산으로 유동성이 유입되면 엔저 부담의 완충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또한 "일본의 1차 양적완화 당시와는 달리, 지금은 유럽/중국의 양적완화, 경기부양 기대감이 유효한 상황"이라는 점에도 주목했다.
작년 4월에는 당시 엔화 약세 속에 유럽·중국 경제지표 부진이 이어지며 코스피가 엔저 충격에 크게 흔들렸었지만, 최근에는 유럽·중국 경제지표의 반등이 가시화되고 있어 환율로 인한 국내 수출주의 충격을 제한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결론적으로 단기적인 엔화 약세, 그로 인한 코스피의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지만, 중기적인 관점에서는 유동성 확대 및 위험자산 선호의 힘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IBK투자증권의 윤영교 이코노미스트도 국내에 호재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쪽에 표를 던졌다.
윤 이코노미스트는 "엔화의 방향이 국내 수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결정적이지 않다"며 "그보다는 미국이나 중국, 유럽과 같은 주요 수출국의 소비 경제가 더 중요한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일본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발표 이후 엔화 약세가 진행되던 시기에는 원화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였으나, 일본은행의 정책 강화 발표가 있었던 금요일 원/달러 환율은 10원 이상 급등했다는 점을 거론했다.
이에 대해 그는 "엔화 약세 가능성 확대가 오히려 최경환 경제팀이 재정적자를 감내해야 한다는 명분으로 작용할 수 있고, 이는 외환시장 측면에서 원화의 상대적인 약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이 지난 주 외환시장에 개입됐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로 미뤄볼 때 "엔화가 약세로 가더라도 원화가 동반 약세로 간다면 환율 부담은 그만큼 약화될 수도 있을 것"으로 관측했다.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