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정홍원 국무총리가 6일 대국민담화를 통해 공무원연금 제도 개편 필요성을 강조하며 이해당사자인 공무원들에게 협조를 요청했지만, 정작 공무원들은 "신(新) 유신적 행태"라며 더욱 더 거세게 반발했다.
정 총리는 "공무원연금 개혁을 더 이상 미루기에는 우리의 상황이 너무 절박하고 국민의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도 매우 높다"며 "이 상태로 가면 연금을 지급할 수 없는 위기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총리는 공무원들의 반발을 의식한 듯 "이번 개혁이 국민의 부담을 줄이고 연금이 지속되도록 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점을 깊이 이해하고 적극 협조해 달라"고 호소했다. "일방적인 양보와 희생을 강요하지 않고 처우와 근무여건 개선 노력을 하겠다"고도 약속했다.
그러면서 정 총리는 공무원들에게 집단행동 자제를 요청했다. 공무원단체가 전 공무원을 대상으로 새누리당의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에 대해 찬반투표를 실시, 압도적 반대 의사가 확인되면 항의 시위 등 강경 투쟁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한 점을 겨냥한 것이다.
그러나 합법 노조인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총)은 "지극히 정당하고 합법적인 공무원들의 찬반투표를 두고 집단행동 운운하는 작태가 또 등장했다"며 "과거 권위주의 정권 하에서 횡행했던 독재적 망발로 100만 공무원을 짓누르려는 행태"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공노총은 이날 성명을 통해 "더욱 가관인 것은 일방적이고 독단적으로 개정 법안을 제출한 자들이 이제와 정상적이고 합리적으로 대화하자고 하는 것"이라며 "회사 폐업하고 나서 일할 사람 뽑자는 이야기"라고 비판했다.
특히 새누리당이 발의한 법안에 정부 보전금 지급 조항이 삭제된 것과 관련, "발표문에는 쏙 빼놓고 짐짓 모른 체하고 있다가 일부 언론에 의해 밝혀졌다"며 "당·정·청은 자신들이 저지르고 있는 패악들이 정권 심판의 방아쇠를 당기는 일이 될 것임을 깊이 자각하라"고 경고했다.
법외노조인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도 성명을 내고 "새누리당은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에서 사용자로서 국가의 의무인 보전금 조항을 삭제하고도 발표 시 의도적으로 누락시키는 만행을 저질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공노는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지금 당장 거짓의 굿판을 걷어치우라"라며 "졸속입법, 사기입법 추진에 대해 500만 공무원연금 당사자들에게 즉각 사과하고 책임을 다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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