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권기자] 세계 3위 스마트폰 업체로 급성장한 중국 단말기 업체 샤오미가 신규 투자 유치 과정에서 기업 가치를 약 44조원(400억달러)으로 평가받았다. 이는 2011년 페이스북 이래 주식 상장을 하지 않은 기업 가운데 최대 규모다.
포브스, 파이낸셜타임스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샤오미는 러시아 기업 DST 등을 포함한 여러 투자사들과 약 1조6천억원(15억달러)의 신규 투자금 유치 협상중에 기업가치를 약 44조원(400억달러)으로 인정받았다. 이 소식이 정확하다면 회사를 설립한지 4년밖에 되지 않은 샤오미가 기업 가치 측면에서 소니와 레노버를 합친 것보다 앞서는 것이다.
또한 샤오미의 지분 가격은 최근 벤처 기업 가운데 가장 높게 평가를 받고 있는 우버보다 두배 이상 앞선다. 자동차 공유 서비스 우버는 올 여름 12억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하며 기업가치를 170억 달러로 평가받았다.
2011년 페이스북이 15억달러를 유치할 당시 기업가치 500억달러 업체로 인정받았던 것에 비하면 샤오미는 100억달러 적은 편이다. 하지만 샤오미는 월가와 실리콘밸리 투자사들 사이에서 알리바바의 뒤를 잇는 중국 IT 회사로 주목을 받고 있다. 알리바바는 지난 9월 뉴욕증시 상장으로 시가총액 2천700억달러 회사로 성장했다. 샤오미는 이런 월가의 기대와 달리 아시아 기반 투자사의 자금을 유치하고 싶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샤오미, 중국 1위·세계 3위 스마트폰 제조사
샤오미는 지난 3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휴대폰 강자인 삼성과 애플을 제치고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샤오미는 지난 8월에 출시했던 미4 모델의 인기로 중국 시장을 장악할 수 있었다. 샤오미는 3분기에 스마트폰 1천730만대를 공급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211% 늘어난 것이다.
이런 급성장에도 불구하고 고가폰 시장에서 샤오미의 입지가 탄탄하지 않아 일부 투자사들은 샤오미의 성장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 투자사들은 샤오미가 모토로라와 HTC처럼 급성장한 후에 추락할 수 있고 샤오미의 성공이 신흥국의 저가폰 시장을 장악한 결과라는 점에서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단말기와 소프트웨어, 서비스 등 3박자를 모두 갖춘 애플과 달리 샤오미는 구글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샤오미가 이번에 15억달러를 유치하면 이 자금을 활용해 아시아와 남미 시장으로 진출을 확대하고 스마트폰과 태블릿, 라우터, TV에 이르는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출 수 있다. 또한 샤오미는 10억달러를 투자해 TV 콘텐츠 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짝퉁 애플이란 비난을 받았던 샤오미가 이제 단말기, 소프트웨어, 콘텐츠, 서비스를 아우르는 회사로 도약을 추진하고 있다. 샤오미의 성장이 HTC처럼 반짝 성공으로 끝날지 아니면 제2의 알리바바로 투자사의 이목을 계속 잡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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