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8박 9일 간의 다자 정상회담 일정을 마치고 17일 새벽 서울공항으로 귀국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9일부터 베이징에서 열린 아태경제협력체 (APEC)에 참석한 후 12~13일 미얀마 네피도에서 열린 동아시아 정상회의(EAS)와 아세안(ASEAN)+3(한중일) 정상회의, 14~16일 호주 브리즈번에서 열린 주요 20개국 (G20) 정상회의에 연달아 참석했다.
무엇보다 그동안 논의가 계속됐던 한·중 FTA와 한·뉴질랜드 FTA를 연달아 체결하면서 경제 영토를 전 대륙으로 확대한 것이 성과로 꼽힌다. 특히 박 대통령은 중국이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아태자유무역지대(FTAAP) 추진에 대해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밝히는 등 한중관계는 '밀월'로 표현될 정도로 가까워졌다.
한반도 주변 4강과 잇따라 만나는 등 정상 외교를 벌인 것도 눈에 띈다. 박 대통령은 과거사 문제로 냉전을 벌였던 동북아의 한·중·일 정상회담을 제안해 좋은 평가를 들었다.
또, G20 정상회의에서는 우리 정부의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이 회원국들의 성장 전략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박 대통령은 일본의 엔저 정책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며 G20의 중재적 역할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자국 여건만을 고려한 선진국의 경제 및 통화 정책은 신흥국에 부정적 파급 효과를 미치고, 이것이 다시 선진국 경제에 악영향을 주는 역파급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G20 정상선언문에 '각국 정책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유념하고 부정적 파급효과를 지속적으로 관리하자'는 내용이 포함됐다. G20 정상선언문은 권고조항이어서 지키지 않아도 제재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하나의 가이드라인으로 각국의 통화 정책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급속히 가까워진 한중 관계와는 달리 한미 관계는 우려가 제기됐다. 사전 논의로 상당 기간 전에 정해지는 정상회담의 상례와는 달리 한미 정상회담은 당일 오전까지 정해지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게다가 정상회담 형식 역시 기존 관례보다 조촐한 모습을 보여 미국이 가까워진 한중관계에 난기류가 흐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예측도 나왔다.
청와대는 이에 대해 빡빡한 일정의 다자 회의라는 점에서 당초부터 편안한 형식의 회담을 추진키로 했고 한미 정상이 별도로 4차례 만났다는 점에서 두 정상의 친분과 신뢰 관계가 돈독하다는 것을 재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다자 정상회담에서 미중의 패권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이 확인되면서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고 있는 우리 정부가 양국으로부터 불이익을 당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국민적 공감대와 외교적 환경 조성을 통해 향후 이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귀국한 박 대통령은 이번주에 출범하는 국민안전처와 인사혁신처의 수장에 대한 인사를 조만간 발표할 계획이다. 또한, 내년도 예산안과 경제 활성화법안 역시 여야가 갈등을 거듭하고 있어 긴장을 늦추기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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