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靑 회동 제안에 "지금은 만날 때 아니다"

[채송무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대위원장이 박근혜 대통령과의 회동을 제의받았으나 이를 거절한 것으로 드러났다.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20일 의원총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은 여야가 청와대의 말씀을 들을 때가 아니다"고 말했다.

문 비대위원장은 "처음에는 날짜 못 박고 만나는 시간까지 정해 여야 3명씩 6명이 만나는 것으로 했는데 아젠다는 순방 결과보고와 정국 현안에 관한 것이라고 했다"면서 "순방 보고는 의례적인 것이라 있을 수 있으나 현안에 대해서는 사전 조율한 아젠다의 확실한 합의가 있어야 만나는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문 비대위원장은 "여야가 아젠다 없이 사진 찍고 밥 먹는 세레머니 식의 만남을 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며 "이전 비대위원장 시절에도 여러 번 거절했다. 아젠다 설정이 안됐는데 만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야가 청와대에서 회동하는 것은 자주 만난다고 좋은 게 아니다. 지금은 그럴 때도 아니다"며 "연말 국회를 앞두고 여야가 각종 상임위별, 원내대표단별, 수석끼리 자주 만나 조율할 때인데 느닷없이 청와대에 가면 가이드라인이 생기고 꼼짝 못하게 되면 결코 연말 국회에 도움이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래서 이번 정기국회가 다 끝나면 그때 뵙자고 했다"며 "거절이라기보다는 일시와 장소, 아젠다를 조정하자는 정도다. 거부는 아니고 조율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문 비대위원장은 "지금은 여야가 정말 있는 힘을 다해 내년도 예산안과 첨예한 법안들을 풀어가야 한다"며 "그러다가 꽉 막히면 대통령과 풀 수 있다. 그럴 때만 만나야 한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