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의 변화, 당권 넘어 대권 원동력되나

[채송무기자] 새정치민주연합 차기 당권을 둘러싼 힘겨루기가 시작된 가운데 유력 당권후보인 문재인 의원의 변화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문재인 의원은 지난 대선 이후에도 여전히 유력한 차기주자로 꼽히고 있다. 문 의원의 진정성과 인간적인 소탈함은 여전히 높은 대중적 인기로 나타나고 있다. 이 때문에 문 의원은 지난 대선 당시 신드롬을 낳았던 안철수 의원과 더불어 차기 대선 구도에서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새정치민주연합 내에서는 문재인 의원이 변화하지 않으면 차기 대선에서도 승리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상당하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친노 패권주의' 논란과 함께 주변 인사들에 대한 강한 비판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부분과 마지막까지 의원직을 버리지 못했던 것을 들어 정치가로서의 승부사적인 모습 부족과 '친노' 이미지를 벗어나야 한다는 요구다.

이같은 상황에서 최근 문재인 의원의 모습은 변화의 기미가 보인다. 지난 세월호 정국에서 문 의원은 김영오 씨와 함께 광화문 단식을 이어가며 당내 세월호 정국을 이끌었다.

뿐만 아니라 최근 문 의원은 당의 위기의 원인으로 지목돼 온 계파정치 타파에 직접 나설 뜻을 분명히 했다.

문 의원은 기자들에게 "계파가 정치관의 차이가 아니라 이익을 추구하는 계파가 되는 것이 문제"라며 투명한 공천제도 확립으로 대표가 공천에 대해 개입할 여지를 없애야 한다고 역설했다.

"당을 살리는 계기가 돼야 하고, 당의 변화와 혁신을 정말로 결의하고 힘을 모아주는 전당대회"라고 전당대회의 의미로 삼았던 변화의 방식에 대해 투명한 공천제를 내세우면서 문 의원의 당권 도전은 사실상 공식화됐다.

또 하나의 변화는 친노계를 인정한 것이다. 그동안 친노계 내부에서는 친노라는 계파를 인정하지 않는 목소리들이 많았다. 노무현 대통령이 이미 서거한 상태에서 인물 중심의 계파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새정치민주연합 내부와 언론 등이 모두 인정하는 친노계를 그동안 부정하면서 오히려 새로운 '불통'의 이미지까지 덧씌워졌다.

문 의원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필요하다면 '문재인 계파는 없다 만들지 않겠다' '친노 해체' 식의 선언이라도 하겠다"며 "국민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으니 심각한 현실이다. 그것을 털어내지 못하면 우리당의 미래는 없다"고 말했다. 그동안 친노는 없다는 태도에서 한발 더 나간 것이다.

변화된 문재인 의원은 당권을 통해 대권 행보를 이어갈 계획이다. 그러나 비노계는 문 의원의 이같은 변화에 대해서도 '진정성이 없다'며 진심으로 친노계 해체를 행동에 옮기려면 전당대회에 나서면 안된다고 반발하고 있다.

문 의원에 대한 견제가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안철수 전 대표의 사례에서 보듯이 당내 공격이 대권후보에게 커다란 상처가 될 수도 있다. 변화된 문재인 의원이 이 모든 난관을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