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한전 부지에 일부 계열사 이전 검토

[정기수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내년 초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 본사 건물에 일부 계열사를 입주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한전이 전남 나주로 이전함에 따라 당분간 비게 될 한전 본사 건물에 1~2개 계열사를 먼저 이전하는 방안을 놓고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양재동 본사에는 현대차·기아차·현대제철·현대로템 등 4개 계열사만 입주해있으며 나머지 계열사는 모두 다른 건물을 임대해 사용 중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계열사의 임대계약 현황과 직원 규모 등을 따져 1∼2곳을 선정해 한전부지로 옮기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한전 건물에는 약 2천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이 계열사 이전 방안을 검토하게 된 배경은 나주로 이전하는 한전이 내년 9월까지 본사 건물을 비워둘 수 없어 현대차그룹에 임대료를 내고 입주해 달라고 요청하면서 결정된 것이다.

현대차그룹으로 한전 소유권이 넘어오는 시기는 부지대금 완납 시점인 내년 9월 25일이다.

현대차그룹 입장에서는 소유권이 완전히 넘어오더라도 서울시로부터 한전부지 개발 인·허가가 나기까지 건물을 허물 수 없는 데다, 인·허가 절차에 3~5년 정도가 걸릴 것으로 예상돼 건물을 계속 비워둘 수 없다는 점도 계열사 이전 검토에 착수한 이유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일부 계열사의 한전부지 입주와 관련해서는 정해진 바가 없다"면서도 "해당 계열사 선정과 정확한 이전 시기 등 한전부지 건물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