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세' 정윤회, 문고리 3인방 통해 국정개입?

[채송무기자] 그동안 '비선 실세'로 거론되던 정윤회 씨가 박근혜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불리는 3인방을 포함한 청와대 안팎 인사 10여명에게 내부 동향을 보고 받고 국정 운영에 관한 논의를 했다는 보도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세계일보는 28일 청와대 내부 문건을 통해 그동안 증권가 찌라시에 돌던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 교체설'에 대해 정윤회 씨가 자신의 비선라인을 활용해 퍼트린 루머였다고 보도했다.

청와대 민정수석실 공직기강비서관실이 올 1월 6일 작성한 '靑비서실장 교체설 등 VIP측근(정윤회) 동향'이라는 제목의 동향 감찰 보고서에 적시된 감찰 조사결과는 충격적이다.

정윤회 씨는 박근혜 대통령의 '문고리 측근'이라고 불리는 이재만 총무비서관과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을 비롯한 청와대 내부 인사 6명, 정치권에서 활동하는 청와대 외부 인사 4명과 함께 매달 두 차례 정도 서울 강남권 중식당과 일식당 등에서 만나 청와대 내부 동향과 국정 운영 방향을 논의했다.

감찰 보고서에는 정씨와 이들 10인이 지난해 10월부터 서울 강남 모처에서 만나 VIP의 국정 운영과 BH(청와대) 내부 상황을 체크하고 의견을 주고받았다고 적시됐다.

현재 공식 직함이 없는 정씨가 청와대와 정치권 내부 인사들에게 보고를 받고 지시를 내리는 등 영향력을 행사한 것이다. 더욱이 청와대 비서관들이 내부 동향을 외부 인사에 전달한 행위는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등 실정법을 위반한 것이라는 지적도 있어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정씨는 지난해 이들과의 송년 모임에서 김기춘 실장의 사퇴 시점을 "2014년 초중순으로 잡고 있다"면서 참석자들에게 정보지 관계자들을 만나 사퇴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도록 정보를 유포할 것을 지시했다.

이같은 의혹이 사실이라면 박근혜 대통령 임기가 2년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터져나온 비선 의혹이라는 점에서 타격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의혹이 제기된 이들이 모두 박근혜 대통령의 탄생에 일조했던 공신 그룹으로 현재 청와대에서도 역할이 적지 않아 정권 차원에서도 문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