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배기자] 지난 10월 1일. 세계적인 정보기술(IT) 기업 IBM이 x86 기반의 서버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이를 인수한 중국 PC 제조업체인 레노버는 국내는 물론 세계시장에서 3위 사업자로 올라섰다.
x86 서버시장은 HP가 1위를 굳건히 지키는 가운데 델이 뒤를 쫓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도 마찬가지다. 일각에선 이번 인수로 인한 '레노버 효과'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레노버가 9년 전 IBM의 PC 사업부를 넘겨받아 1위에 올랐듯 서버시장에서의 성공여부에도 관심이 쏠린 것이다.
x86 서버란 x86 CPU를 기반으로 작동하는 서버를 말한다. x86 CPU는 과거에는 PC를 위해 만들어져 작업량이 많은 서버에서는 제 역할을 하지 못했으나 점차 기능이 나아지면서 서버 시장의 주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x86 서버사업부의 주인이 바뀌면서 기존 IBM의 고객이나 협력사(파트너)들이 혼란을 겪을 수 있고 이는 곧 델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하나의 비즈니스 분야가 다른 회사에 팔리는 일은 종종 있는데 그럴 때마다 큰 변화가 있다"며 "고객이나 파트너 입장에선 (이런 상황이) 우려가 될 수 있으나 우리에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예를 들어 IBM과 오래 일해온 파트너의 경우도 '앞으로 누구랑 일을 해야 하지?' 등 잠시 혼란에 빠질 수 있는 건 분명하다"며 "PC부터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킹까지 엔드-투-엔드(end-to-end) 솔루션을 제공하는 델이 파트너의 우려를 덜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우려'를 '기회'로 삼으려는 델은 이미 국내에서도 이런 메시지를 보내기 시작했다. 델코리아(대표 김경덕)는 지난 25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파트너 서밋' 행사를 열었다. 이날 델은 협력사를 지원하는 데 1천3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기금은 협력사들이 신규고객을 확보하거나 기존고객을 유지하는 데 쓰일 예정이다.
국내시장에서의 경쟁력도 강조했다. 그는 "델은 국내에서 고객이나 채널 파트너와 돈독한 관계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7년 전부터 채널 비즈니스를 시작한 델은 현재 매출의 40% 이상을 파트너를 통해 거둬들이고 있다. 한국은 이 비중이 70%에 달한다. 포춘지 선정 500대 기업 중 95%가 델의 고객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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