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광석기자] 연말 비수기를 맞아 국산자동차와 수입자동차 브랜드간 프로모션 경쟁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최근 관련시장 추이는 수입차 브랜드들의 프로모션이 갈수록 진화하면서 관망만 하던 국산차 브랜드들이 대응책을 내놓는 형국이다.
현재 수입차 브랜드는 신차효과 및 온갖 파격적 금융 혜택을 내세워 국내시장 점유율 15%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에 자극을 받은 현대·기아자동차 등 대표 국산차 업체들도 100만원 이상 할인혜택 상품을 내놓는 등 기존 '제값 받기' 정책에서 탈피하는 모습이다.
◆대안 없는 수입차, '파격 프로모션' 지속
수입차 브랜드의 국내시장 점유율은 지난 27년간 단 한 번의 미끄러짐 없이 꾸준히 증가해 왔다.
올해 9월 누적기준으로도 지난 2013년 전체 12.3% 대비 1.7%포인트 급격히 증가한 14%를 기록 중이다. 현재는 점유율 14.2%(11월 기준)로 오는 2015년에는 무난히 15%대를 달성할 전망이다.
마케팅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 2005년부터 올해까지 수입차 재구입률이 변하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수년내 점유율은 27%까지 증가할 것으로 점쳐질 정도다.
수입차 시장의 이러한 급성장은 최근 몇년간 집중적으로 실시 중인 파격적인 금융혜택 때문이다.
피아트의 경우 1천만원 이상의 파격적 할인으로 올 상반기 판매량을 전년 동기 대비 4배 이상 끌어올렸다. 푸조는 국내 최초로 주행연비가 책정연비에 미치지 못하면 보상해주는 '연비 보장제'를 내세우기도 했다.
국내 완성차 업체와 달리 애프터서비스(AS) 기반이 취약하고 가격도 비싼 편인 수입차 브랜드로서는 눈에 띄는 프로모션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태다.
현재도 수입차는 다양한 프로모션으로 국내시장을 공략 중이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지난 17일부터 연말까지 차량 무상점검서비스와 순정부품 가격 10% 할인 혜택을 주는 겨울맞이 프로모션을 실시 중이다. 아우디는 11월 한 달간 A4 및 A6, A8 등 특정 모델에 대해 36개월 무이자 할부를 진행하고 파손이 30%를 넘을 경우 신차로 교환해주는 프로그램도 실시했다.
폭스바겐코리아는 티구안 및 파사트, CC 등 3개 모델 6개 라인업에 대해 특별 무이자 금융 프로모션을 실시 중이다. 재규어는 겨울 이벤트로 오는 12월 12일까지 20여개 항목에 대한 무상점검서비스를 제공한다.
◆방어 나선 현대·기아차
수입차들의 할인 공세에 대표 국산차 브랜드인 현대·기아차의 내수 점유율은 올 상반기 기준 69.5%에 그쳤다. 현대·기아차 내수 점유율이 70% 이하로 떨어진 것은 7년만이다.
그럼에도 현대·기아차는 품질경영 차원에서 실시 중인 제값받기 정책을 고수해왔다. 그러나 최근 수입차 브랜드들의 파격 할인 공세에 시달리면서 이런 기류는 조금씩 바뀌고 있다.
현대차는 11월 중순부터 주력모델인 아반떼와 그랜저의 가격을 각각 최대 260만원, 250만원 내린 특별할인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이 프로그램을 잘 활용하면 엑센트의 경우 2015년형 최대 60만원, 구형 180만원 인하 효과가 생긴다. 2015년형 아반떼는 130만원, LF쏘나타는 180만원 할인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기아차도 모닝·K3·K5·K7 등 대표모델들의 할인혜택을 실시 중이다. 노후차는 80만~180만원까지 할인받을 수 있으며 K5의 경우 최대 180만원까지 싸게 살 수 있다.
앞서 현대·기아차는 지난 6월에도 최대 250만원까지의 구입혜택을 적용한 바 있다. 제값받기 정책을 고수하던 현대·기아차가 100만원 이상의 실질적인 할인혜택을 제공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이와 관련 대림대 자동차학과 김필수 교수는 "앞으로도 점유율을 유지하려면 가격인하 폭을 최소 100만원 이상으로 책정해야 시장의 반응을 얻을 수 있다"며 "기존 국산차의 강점이었던 AS의 무상보증 기간도 늘리고 신차 개발 주기도 짧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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