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하기자] "3년 동안 세계맥주전문점을 운영하면서 가장 불편했던 점이 아르바이트생 월급 계산이었다. 때문에 '알밤'은 영세사업자의 마음을 파고드는 서비스라고 자신한다."
나이 서른에 삼성전자 연구소를 막차고 나와 자영업을 시작한 청년 사업가 김진용(33)씨. 원격 매장관리 서비스 '알밤' 공동창업자 김 씨는 삼성전자 신사업프로젝트팀 연구원으로 일한지 3년여 만인 지난 2011년말 사직서를 냈다. 그리곤 삼성전자·LG전자를 다니는 친구들의 투자를 받아 세계맥주전문점을 운영했다.
3년 정도 자영업을 하면서 느낀 점은 아르바이트생 급여 계산이 만만치 않다는 것. 월말만 되면 출퇴근 기록부를 들여다보고 급여대장을 만드는 것이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었다. 거기다 출퇴근 기록이 누락돼 있기라도 하면 급여계산이 정확하지 않아 난감하기 일쑤.
그래서 고안해 낸 것이 원격 매장관리 서비스였다. 김 씨는 "2012년 당시 IT사업을 함께 준비하던 친구들과 GPS 기반의 시스템을 만들었지만 오차범위가 100m 정도라 한계가 있었다"며 "올해 초 우리나라에서 비콘(BEACON)이 개발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이를 적용한 원격 매장관리 서비스 '알밤'을 출시했다"고 말했다.
본래 자신이 운영하던 매장에서 쓰려고 개인적으로 개발한 서비스를 시중에 선보인 것이 '알밤'인 것. 알밤은 지난 9월 출시돼 현재 전국 400여곳의 매장에서 쓰이고 있다. 가입자는 매장 점주와 직원을 포함해 약 1천500명 수준이다.
알밤에 적용된 비콘은 블루투스 저전력 기반으로 정밀하게 위치를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다. 예를 들어 알밤 애플리케이션이 깔려있는 휴대폰을 가진 직원이 비콘이 설치된 매장 20m 근방에 진입하면 사용자를 인식한다.
직원에게는 '출근체크 하셨나요?'라는 메시지를 보내 출퇴근 기록을 남기도록 유도하고, 사장은 직원이 출퇴근을 체크하는 즉시 휴대폰으로 알림을 받아 본인이 매장에 없을때도 원격으로 출퇴근 관리를 할 수 있다.
알밤에 저장된 출퇴근 기록은 직원별 급여를 자동으로 계산하는 자료로 쓰인다. 전체 직원의 실시간 급여는 물론 엑셀로 정리된 매장별 급여내역서를 이메일로 받아볼 수 있다. 또한 월말 세무사에게 보내야 하는 원천징수 처리도 자동으로 처리할 수 있다.
현재 김 씨와 함께 일하고 있는 개발자는 총 4명이다. 공동창업자이자 CTO를 맡고 있는 인물도 삼성전자 소프트웨어 개발자 출신이다. 또 한 명은 유한대학교 겸임교수로 31살의 나이에 겸임교수로 개발쪽 강의를 맡고 있다. 또 다른 한 명은 GE에서 헬스케어쪽 사업을 경험했다.
이들은 '제주도의 푸른밤'이란 이름의 법인 설립을 준비 중이다. 김 씨는 "삼성전자를 떠나면서 재밌는 일을 하고 싶었고 지금 내놓은 서비스 이름은 '알밤', 다음 서비스 이름은 '꿀밤'이라고 지어놓은 상태"라며 "공동창업자의 꿈이 나이 먹기 전에 제주도에 가는 것이라 법인명을 '제주도의 푸른밤'이라고 결정했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매출은 미미하다. 9월 출시 이후 알밤으로 벌어들이는 수익은 현재 월 100만원 정도. 2012년부터 '알밤' 서비스를 시작하기 전까지는 외주용역개발이 주 매출원이었다. 김 씨는 여행검색엔진 기반의 모바일 여행서비스, 인테리어 앱 등을 개발해주는 비용으로 사업을 지속해왔다.
김 씨는 앞으로의 상황을 희망적으로 보고 있다. KBS1 '황금의 펜타곤 시즌2' 본선 진출에 이어 250개 팀이 겨눈 KDB산업은행 스타트업 대상을 수상한 것에 한창 고무돼 있는 상태다. 대상 수상 이후 3곳의 투자사로부터 러브콜도 받았다.
앞으로의 목표는 알밤을 기반으로 한 영세자영업자를 위한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다.
김 씨는 "3년 동안 가게를 운영하면서 영세 사업자들은 불편한 것이 있어도 하나하나 고쳐나가기 힘들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그 중에서 가장 불편하다고 느꼈던 직원 급여 계산 서비스를 만들었으니, 이후에도 기능을 차근히 추가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씨의 목표는 소상공인 3만점이 '알밤'에 가입하는 것. 김 씨는 알밤 사용 가격을 부가가치세 포함 월 9천900원, 1년 약정이면 9만9천원에 책정한 것도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알밤을 영세사업자의 경영효율화 서비스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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