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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 '음악 스트리밍' 진출 쉽지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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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스트리밍 해석기준·징수안 없어 계약해지 사태까지

[류세나기자] 음악 스트리밍 시장 진출을 추진중인 삼성과 SK 등 대기업들이 국내 음악신탁 단체들의 벽에 부딪혀 난항을 겪고 있다.

삼성전자의 '밀크뮤직'에 이어 SK플래닛의 '뮤직메이트'까지 음원 저작권 계약 위반 명목으로 사용계약 해지 위기에 내몰리는 등 정식서비스 이전부터 잇단 파열음을 내고 있는 것.

특히 대기업들이 눈독들이는 '스트리밍 라디오'는 최근 등장한 신규 서비스인 탓에 정확한 서비스 해석 기준이나 저작권료 징수규정도 마련돼 있지 않아 안정적인 서비스를 진행하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 뒤늦은 규정 대응 '웹캐스팅? 전송?' 업계 혼란 부추겨

음악저작권 신탁단체인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이하 음저협) 등에 따르면 음저협은 이달 초 SK플래닛 측에 뮤직메이트의 음악 서비스 콘텐츠가 당초 계약내용인 웹캐스팅(디지털 음성송신)이 아닌 스트리밍 형태의 전송서비스에 해당한다며 음악저작물 이용계약 해지 예고를 통보했다.

뮤직메이트에 포함된 주요 기능 중 '검색 및 재생', '60초 미리듣기' 등은 음저협이 승인한 웹캐스팅의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PC와 모바일을 통해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멜론, 지니 등과 유사하다는 지적이다. 웹캐스팅 형태처럼 볼 수 있지만 자신이 듣고 싶은 음악을 일부 찾고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스트리밍 '전송' 영역으로 간주, 계약해지를 결정하게 됐다는 게 음저협 측 설명.

또 음악 저작인접권 관리단체인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음실연)도 유사한 사유로 SK플래닛 측에 시정조치와 함께 스트리밍 전송 부분에 대한 추가적인 계약 체결을 촉구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지난 달 초부터 SK텔레콤 회원 2만 명을 대상으로 베타서비스 중인 뮤직메이트는 기본적으로 비트, 삼성 밀크와 같은 라디오 형식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용자가 5명의 아티스트 또는 가요, 팝, 드라마 OST 등 특정 주제를 선택하면 스트리밍 방식으로 음악을 라디오처럼 송출해주는 형태다. 이용자는 뮤직메이트가 틀어주는 음악만 들을 수 있고, 해당 앱 자체에서 음원을 내려 받아 저장할 수 없다는 점에서 라디오와 흡사하다. 음원 파일을 다운받기 위해선 밀크 뮤직이 삼성뮤직과의 연동 기능을 넣어둔 것처럼 형제 앱인 멜론으로 연결해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부분은 크게 두 가지다.

특정 음원에 대한 검색은 불가능하지만 아티스트를 검색하고 특정 아티스트를 기반으로 한 개인 채널을 만들 수 있게 하면서 업체에서 일괄적으로 음원을 제공하는 웹캐스팅과는 다른 성격을 띠게 됐다는 것. 웹캐스팅은 기본적으로 쌍방향성이 없는 디지털 송신으로 분류되는데 검색기능이 들어가면서 이용자의 선택권이 열리게 된 셈이다.

또 1분 미리듣기 기능의 경우에도 그동안 웹캐스팅 영역에는 없던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점에서 계약해지 사유로 지목됐다.

SK플래닛 관계자는 "보다 완성도 높은 서비스를 내놓으려다 입장차가 발생한 것일 뿐"이라며 "아직까지 정식서비스가 아닌 베타서비스 중인만큼 원만한 서비스를 위해 이견을 좁혀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음실연 관계자는 "뮤직메이트는 외관상 웹캐스팅 형태를 띠고 있지만 계약당시 전달받은 내용과 달리 검색 및 미리듣기 등 시스템적으로 웹캐스팅 영역에서 벗어난 부분들이 몇몇 발견됐다"며 "SK플래닛 측으로부터 정식 론칭 땐 수정된 버전으로 선보이겠다는 입장을 전해 들었다. 미리듣기 등 일부 기능에 대해서는 전송 스트리밍 분야로 추가 계약논의중"이라고 전했다.

◆ 가이드라인 빨라야 내년 2분기 도출…혼란 장기화 예상

뮤직메이트 서비스 관련 이해당사자들이 원만한 합의점 도출을 공언하긴 했지만 정작 업계에서는 라디오 스트리밍을 둘러싼 이해관계 대립이 쉽사리 풀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라디오 스트리밍 시장이 이제 걸음마 수준이고 전송과 웹캐스팅을 명확하게 구분 지을 가이드라인과 관련 음원 징수 규정도 없어 특정 업체와의 논의만으로 풀기엔 어렵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라디오 스트리밍 논란의 첫 번째 타자가 된 삼성 밀크와 음저협의 계약해지 사태는 이렇다 할 묘안을 찾지 못한 채 사건 발발 두 달이 지난 현재까지도 제자리걸음 중이다.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한 정부가 이달 초 음저협, 음실연을 비롯한 음원 사업자들과 라디오 스트리밍 등 신규 음악서비스에 대한 규정안을 마련코자 저작권 상생협의체를 발족했지만 결과는 빨라야 내년 2분기에나 나올 전망이어서 상당기간 혼란이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다.

국내 유명 음원업체 한 관계자는 "라디오 스트리밍에 대한 명확한 인식과 징수 규정이 없어 새로운 서비스를 기획하고 준비하는 데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며 "문화체육관광부나 저작권관련단체에서 발 빠르게 움직여 현실적인 가이드라인과 징수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음저협은 '뮤직메이트'의 음원사용계약 해지 최종시한을 오는 15일로 확정해 놓은 상태다.

류세나기자 cream5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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