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미기자] 쿠팡이 6개월 여만에 또 다시 미국 투자사로부터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기업공개(IPO)를 위한 준비에 더 속도를 높이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이번 투자를 주도한 블랙록(BlackRock)이 뉴렐릭, 호튼웍스 등 IPO 앞둔 기업들에 중점 투자해왔기 때문이다.
11일 쿠팡은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미국 블랙록이 주도한 투자사들로부터 3억 달러(한화 약 3천322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발표했다.
한국 비상장 IT기업과 전자상거래 업계 투자유치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이번 투자는 블랙록이 투자를 이끌고 웰링턴, 그린옥스, 로즈 파크 등 글로벌 투자기관들이 참여했다.
쿠팡은 지난 5월에도 미국 간판 벤처캐피털인 세쿼이아 캐피탈로부터 1억 달러(한화 약 1천26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이처럼 쿠팡이 올해만 미국 투자사로부터 4천억 원이 넘는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면서 업계에서는 쿠팡의 나스닥 상장 등 기업공개 시점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또 이번 투자 유치뿐 아니라 지난 5월 미국 실리콘밸리 기업 '깜씨(CalmSea)' 인수도 이를 염두한 작업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쿠팡은 이미 지난 2011년 8월 서비스 론칭 1주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미국 나스닥 상장 계획을 공식화한 바 있다. 시기가 문제일 뿐 나스닥 상장은 수순으로, 최근의 잇단 투자 유치 등이 이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투자 역시 나스닥 상장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투자자들이 잠재적 기업 가치를 보고 투자를 할 수도 있겠지만 수익 목적이 더 크기 때문에 이를 위해서는 기업공개게 당연한 수순이라 생각된다"고 말했다.
쿠팡은 최근 미국 기업평가업체 CB인사이트가 선정한 기업가치 10억 달러(약 1조 원)가 넘는 '유니콘 클럽'에 포함된 아시아 10개 기업 중 유일한 한국 기업이다.
또 해외에서는 쿠팡을 '한국의 아마존'으로, 상품 재고 관리부터 배송까지 유통에 필요한 모든 것을 직접 관리하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쿠팡이 올해 대규모 투자를 잇달아 유치하면서 기업 가치 역시 20억 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은 수수료뿐 아니라 사입해서 제품을 판매하는 매출을 합쳐 전체 거래액으로 잡고 있는 만큼 매출 자체 규모가 커 투자 받는데 유리하게 작용한 것 같다"며 "이번 투자는 쿠팡의 가치뿐 아니라 한국 시장이 해외 투자자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나 쿠팡 측은 이 같은 업계 해석을 경계하는 눈치다. 이번 투자 역시 기술 개발, 물류 등을 위한 것으로 선을 그었다.
쿠팡 관계자는 "이번 투자의 구체적인 조건은 투자자들과의 비밀유지 협약으로 공개할 수 없다"며 "기업공개는 사업을 해나가는 과정의 하나일 뿐 목표가 아니며, 투자를 받고 바로 상장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이를 일축했다.
또 이번 투자에 대해 "해외에서는 한국을 중국 다음으로 큰 글로벌 e커머스 시장으로 보고 눈여겨 보고 있다"며 "쿠팡이 물류 배송에 대한 선도적 투자를 통해 기존과 다른 커머스 형태를 보이고 있는 점을 투자자들이 높게 평가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쿠팡은 2010년 8월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업계 첫 월 거래액 1천억 돌파, 2년만에 연 거래액 1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또 모바일 커머스 시장에서도 국내 전체 e커머스 기업 중 유일하게 700만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으며, 11월 기준 720만 순방문자수로 2012년 7월 이후 29개월 연속 이용자수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