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청와대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 등에 대한 긴급현안질문을 마친 여야가 17일부터 상임위원회를 가동, 본격적인 법안심사에 돌입한다.
이번 임시국회에는 정기국회 때 처리되지 못한 쟁점법안이 무더기로 넘겨진 만큼 그 어느 때 보다 치열한 입법전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핵심은 공무원연금 개혁 법안, 부동산 3법(분양가 상한제 탄력 적용,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 폐지,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의료법 개정안, 관광진흥법 개정안, 크루즈산업육성법, 김영란법(공직자 부정부패 방지법) 등이다.
여야는 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참여하는 '2+2' 연석회의에서 쟁점법안의 처리 방향을 논의 중이지만 이견이 워낙 커 쉽사리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여당인 새누리당은 쟁점법안의 대부분을 경제활성화법으로 묶어 오는 29일 본회의에서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이 반대하고 있다.
특히 새정치민주연합은 청와대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과 관련, 국회 운영위원회 소집 및 청문회 개최를 요구하며 새누리당이 응하지 않을 경우 국회 일정을 거부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는 17일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새누리당은 비선실세 국정농단 사건을 다루기 위한 운영위 소집과 청문회 개최,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 도입을 수용해야 한다"며 "운영위 소집과 청문회 개최는 정상적인 임시국회 운영을 위한 최소한의 전제이자 선결요건"이라고 강조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전날 여야 원내수석부대표 회동에서도 이 같은 뜻을 전달했다. 안규백 원내수석부대표는 "운영위 소집, 청문회 개최 안 하면 다른 상임위 법안심사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같은 날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29일 본회의까지 12일, 주말과 휴일을 빼면 7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 민생 안정과 경제활성화를 위한 법안을 논의하지 않겠다는 건 직무유기이자 의정농단"이라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정기국회 때 못다한 민생·경제 활성화 관련 법안을 상임위에서 밤새워서라도 심의해 29일 본회의에서 처리해야 한다"며 "여야가 발목잡기 아닌 희망잡기를 위해 힘을 합쳐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완구 원내대표는 "필요하다면 운영위를 안 열 이유가 없지만 검찰 수사가 끝난 뒤 차분하게 처신하는 게 올바른 국회의 자세"라며 "운영위 소집 문제로 국회를 보이콧하는 것은 명분도 없고 국민이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말까지 물리적 시간이 촉박해 새정치민주연합의 국회 일정 보이콧이 현실화할 경우 쟁점법안들은 해를 넘길 가능성이 높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