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미기자] 온라인 쇼핑 시장의 고속 성장세가 이어지면서 오프라인 업체들의 시름은 더 깊어지고 있다. 이들 간의 경쟁도 점차 심화되면서 큰 폭의 가격 할인 행사로 고객 모시기에 나서고 있지만 매년 성장률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실제로 대형마트는 지난 2012년 2분기 이후 10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 중이다. 지난 2011년 연평균 8.9%의 매출 증가세를 기록했던 백화점 역시 2012년 1분기에 매출이 급락한 후 제자리걸음이다.
반면 온라인 쇼핑 시장은 올해도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18일 한국온라인쇼핑협회의 매체별 온라인 시장 규모 현황·전망 자료에 따르면, 올해 전체 온라인 쇼핑 시장 규모는 지난 해 보다 11% 늘어난 55조200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 시장의 성장세는 지난 2011년 15.1%, 2012년 14.4%, 2013년 11.4%로 몇 년간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최근 모바일 쇼핑 매출이 급증하면서 전체 시장 성장을 견인, 내년에는 올해보다 13% 많은 62조3천6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온라인 쇼핑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자 이 시장에 뛰어든 업체들도 우후죽순 생겨났다. 이로 인해 경쟁이 심화되면서 가격 할인율 상승과 무료배송 증가 등으로 온라인 쇼핑 시장의 수익성은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오프라인 업체, '옴니채널'로 온라인에 맞서다
오프라인 유통업체들도 무섭게 큰 온라인 업체에 대응, '옴니채널'과 같은 새로운 전략을 추진하고 나섰다. 제품을 직접 만져보고 경험할 수 있는 오프라인만의 강점과 재고관리 효율성이 높은 온라인의 강점을 접목, 반격에 나선 것.
특히 여러 지역에 분포한 매장들을 배송거점으로 활용해 배송비를 절감하거나, 오프라인 매장이 온라인의 쇼룸으로 전락하는 추세를 오히려 역이용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효과를 보고 있다.
가령 과거 오프라인에 기반을 뒀던 미국 가전유통 업체 베스트바이는 온라인 사이트에 '스토어 픽업(Store Pickup)' 탭을 추가해 매장 방문과 연계, 인근 매장에서 자택으로 바로 제품을 배송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또 상품을 제조업체에서 자사 유통센터나 물류 창고로 직접 공급하도록 해 빠른 배송과 유통망의 효율화, 비용 절감 효과를 거뒀다.
그 결과 지난 3분기 실적에서 매출이 8분기만에 증가세로 돌아섰으며, 순익도 전년 대비 143% 급증하는 모습을 보였다.
◆옴니채널 쇼퍼, 미래 핵심 고객으로 급부상
국내에서도 '옴니채널' 전략을 도입하려는 업체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점차 백화점·아울렛 등 오프라인 매장과 더불어 인터넷몰이나 모바일을 함께 이용하는 '옴니채널 쇼퍼'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롯데백화점이 고객들의 행동 패턴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전체 이용 고객 중 절반이 넘는 55%가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모바일을 동시에 이용하는 옴니채널 쇼퍼로 조사됐다. 또 오프라인 매장만 이용하는 전통적 쇼핑 고객은 45%에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옴니채널 쇼퍼의 비중과 구매력은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각 업체들은 이들의 쇼핑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韓, 옴니채널 도입 초기…해결 과제 산더미
이처럼 대기업부터 중소기업까지 옴니채널에 주목하고 있지만, 국내는 아직까지 도입 초기 단계로활성화를 위한 선결 과제도 많다. 또 고객을 통합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디지털·IT 대응 역량을 구축하려면 투자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여 선뜻 나서기 어려워하는 곳들도 많다.
특히 국내 유통업체 운영방식은 여전히 매장과 온라인 공간이 분리된 채 유지되고 있어 옴니채널을 도입하기엔 고객 및 재고관리 등에서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또 일부 업체들이 옴니채널에 힘을 쏟고 있지만 단순히 하드웨어 인프라 시설 구축에만 집중할 뿐 ,모바일 결제 환경 개선, 온·오프라인 통합적 공급망 관리(SCM) 구축, 콘텐츠 차별화 등 흐름에 맞는 시스템 변화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옴니채널 운영을 위해서는 비콘과 사물인터넷(IoT), O2O(Online to Offline), 모바일 결제 시스템 등과 같은 ICT 인프라를 구축하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며 "모바일, SNS 등에서 고객의 다양한 소비패턴을 이해하고 최적의 쇼핑 및 구매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통합 마케팅 전략을 마련하는 것도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국내 기업들의 SCM 체계는 채널별로 구축돼 결품에 따른 배송지연 등의 문제가 발생될 가능성이 높다"며 "옴니채널을 도입한 기업들은 구매자의 데이터를 채널 구분 없이 통합해 이들의 요구사항을 전반적으로 분석함으로써 재고관리와 수요예측에 적용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중소기업, 옴니채널 대응 수준 낮아
옴니채널 트렌드가 점차 확산되고 있지만 다른 나라에 비해 국내 중소기업들의 대응 수준이 낮은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 지난 해 기준으로 중소기업의 82%가 멀티채널 마케팅 프로그램을 이미 채택했고, 모바일 기반 또는 모바일에 최적화된 웹사이트를 구축한 비중도 60%로 대응이 빠른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국내 중소기업들의 모바일 오피스 이용은 9.7%, SNS 활용은 7.8%, 이커머스 활용도 19.9% 수준으로 대응과 투자가 매우 저조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옴니채널 마케팅의 기초가 되는 국내 중소기업의 온라인 상품과 서비스 판매 비중이 OECD 회원국들 중 최하위 수준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연구원 최세경 연구위원은 "국내 중소기업의 모바일 쇼핑 대응과 온라인 판매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종합지원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며 "OECD가 이커머스 채택의 큰 장애 요소로 '높은 채택 비용'과 '적절한 자금 부족'을 지적한 만큼 이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모바일 판매를 위한 환경 조성과 핀테크 산업 활성화로 중소기업의 옴니채널 마케팅 활성화를 유도해야 한다"며 "옴니채널 기반 플랫폼과 핀테크 플랫폼을 연계·활용할 수 있는 다각적 지원이 모색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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