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세나기자] 한국 게임산업 르네상스를 견인한 1세대 게임인들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1세대 게임인들의 선택은 후진양성 멘토였다. 이들은 사회 각 부문에서 투자자로, 후진 양성을 위한 멘토로 종횡무진 활약중이다.
남궁훈 게임인재단 이사장, 위메프 최대주주인 허민 고양원더스 구단주를 비롯해 박지영 전 컴투스 대표, 김상범 넥슨 공동창업자 등에 이르기까지 게임벤처 신화를 일으킨 선배 창업자들은 물밑에서 후배 창업자들 양성에 앞장서고 있다.
1세대 게임인들은 벤처를 거쳐 현재에 도달하기까지 체득한 값진 경험들을 후진을 양성하는 데 풀어놓고 있다.주 전공분야인 게임을 넘어 IT콘텐츠 등 다양한 영역에 관심을 갖고 투자와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다는 게 측근들의 전언이다.
◆ 후진 양성 분야는 게임 넘어 IT콘텐츠 전분야
김정주 NXC 대표와 함께 넥슨을 창업했던 김상범 이오지에프 파트너스 대표는 3년 전 고향과도 같은 넥슨을 나온 후 벤처캐피탈로서 스타트업 후원에 지속적인 관심을 표하고 있다. 그는 스타트업 투자를 목적으로 설립된 스파크랩, 퓨처플레이 등 초기 벤처캐피탈에도 주요주주로 참여해 운영자금을 필요로 하는 벤처기업을 간접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그는 특히 김정주 대표, 이택경 다음 공동 창업자(현 프라이머 대표)를 비롯, 은행청년창업권재단, 네이버 등과 연합해 민간자본 펀드인 '페이스메이커펀드'를 조성하는 방법으로도 초기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최근에는 넥슨컴퓨터박물관에 '바람의나라' 개발자로 자격으로 나서 대학생들에게 '청년창업과 성공사례'를 주제로 강연하고 지난 11월 지스타2014 투자마켓에서는 역량 있는 개발사 발굴에 나서기도 했다. 게임꿈나무들과의 스킨십도 후진양성을 위한 핵심작업이라 보기 때문이다.
벤처캐피탈업계 한 관계자는 "김상범 대표는 벤처캐피탈사에서 진행하는 스타트업 데모데이에 참석해 투자기업을 살펴보고, 직접 투자대상을 찾는 등 후진 양성을 위해 적극 움직이고 있다"며 "자금투입은 물론 기업운영을 위한 자문도 아끼지 않아 업계에서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김상범 대표는 2011년 넥슨 재팬을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시키며 지분처분으로 1천700억 원대의 부호로 올라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엠에잇캐피탈 등 유명 벤처투자사들과 손을 잡고 '프리 시리즈 A(pre-Series A)' 펀딩을 통해 1위 건강관리 앱 '눔(Noom)'에 260만 달러(한화 28억)를 투자하기도 했다.
박지영 전 컴투스 대표도 본격적인 투자자로서의 활동을 준비중이다. 그는 펀드 조성 및 엔젤투자 등으로 후배 양성에 힘을 쏟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박 전 대표는 지분 매각 직후인 지난해 12월 향후 활동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초기 스타트업 투자에 관심이 많다"고 언급한 바 있다.
실제로 박 전 대표도 김상범 대표와 함께 지난 5월 설립된 퓨처플레이에 주주로 참여, 이 회사의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 게임기업에도 간접 투자하며 지속적인 애정 과시
네오플 창업자로 잘 알려진 허민 고양원더스 구단주 또한 네오플 매각 자금으로 2010년 원더홀딩스를 세우고 IT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위메프 설립에 150억 원을 투자했던 허민 구단주는 지금은 해체된 국내 최초의 독립야구단 고양원더스를 출범시켰다. 이후 네오플에서 맺은 인연을 계기로 온라인게임 네오플 출신 인사들로 구성된 '최강의 군단' 개발사 에이스톰에 지분투자를 진행해 후배 게임인 양성에 나섰다.
최근에는 원더홀딩스의 계열사인 원더피플을 통해 소셜 애플리케이션에 이어 모바일게임 사업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으로 점쳐져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벤처캐피털업계의 한 관계자는 "성공한 기업인들이 뒤따라오는 벤처 창업가들을 뒤에서 밀어주는 선순환 구조의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투자 차익실현보다 순수한 지원 의도로 접근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귀감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정주 대표, 김범수 다음카카오 의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이재웅 다음 공동창업자 등 5인도 최근 벤처자선 기금 조성을 위한 법인 'C프로그램'을 설립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류세나기자 cream5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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