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례기자]지난해 정보통신기술(ICT) 수출이 또다시 사상최대를 기록했다. 반도체와 휴대폰이 견인했다.
그러나 무역흑자는 전년보다 소폭 줄었다. 반도체를 제외한 휴대폰, 패널 등 주력 제품의 무역 흑자규모가 다소 주춤했다. 외형은 커졌지만 실속은 전년보다 줄었다는 얘기다. 같은기간 반도체는 물론 휴대폰과 패널 수입이 크게 늘어난 탓이다.
8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ICT 수출은 전년보다 2.6% 증가한 1천738억8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같은기간 수입은 8.3% 증가한 875억4천만달러로 무역수지는 863천5천만달러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수출 규모는 전년에 이어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전체 산업 수출(5천731억 달러)의 30.3% 비중을 차지하며 우리나라 수출과 무역흑자 달성을 견인한 것.
역시 수훈역할은 반도체와 휴대폰 이었다.
반도체 수출은 626억5천만달러로 전년보다 9.6% 늘었다. 국내업체의 미세공정, 입체(3D)낸드 등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모바일 시장 주도권을 확보, 600억 달러 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한 것.
휴대폰 수출 역시 전년보다 6.3% 늘어난 264억4천만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상반기 높은 성장세를 보이다 샤오미 등 중국 업체의 추격이 거세지면서 성장률은 다소 둔화됐다.
디스플레이 패널 및 TV 수출은 감소했다. 지난해 디스플레이 패널 수출은 총 283억8천만달러로 전년보다 3.2% 줄었고, 디지털 TV 수출 역시 67억8천만달러로 8.7% 감소했다.
패널은 글로벌 수요 정체에 로컬 업체 성장에 따른 중국 수출이 전년보다 7.9% 줄어든 193억 달러에 그친 게 직격탄이 됐다.
또 디지털TV는 세계적인 수요 부진, 중국 기업의 세계 시장 진출 가속화 등으로 점유율 하락과 함께 수출도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우리 업체의 세계 시장 점율율은 지난해 1분기 46.4%에서 3분기 42.4%로 낮아졌다.
지역별로는 중국(홍콩포함) 수출이 886억 달러로 3.6% 늘어난 것을 비롯해 ASEAN(216억 달러, 1.3%), 미국(168.6억 달러, 3.8%) 등을 중심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일본(61.7억 달러, △11.3%)과 유럽연합(EU)(132.5억 달러, △1.7%)는 엔화 약세와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 둔화로 수출이 감소했다.
◆반도체·휴대폰·TV·PC 전 품목 수입 증가 '우려'
또 수출 대비 수입 증가세가 더 컸다는 점은 우려스러운 대목. 지난해 휴대폰 수입이 72억4천만달러 85.1%나 급증했고, 반도체(364.7억 달러, 5.4%), 컴퓨터 및 주변기기(97.5억 달러, 7.4%), 디스플레이 패널(55.7억 달러, 0.3%) 수입 역시 늘었다.
이 탓에 반도체를 제외한 주요 품목의 무역흑자 규모는 전년보다 줄어들었다.
지역별로는 일본 수입이 110억2천만 달러로 10.5% 가량 감소했으나, 중국(홍콩 포함)의 경우 337억8천만달러로 20.8%나 급증했다. 이 외에도 ASEAN(135.0억달러, 5.2%), 미국(81.8억달러, 3.7%), EU(66.8억달러, 0.6%) 등 대부분 국가에서 수입이 증가했다.
한편 올해는 미국 중심의 완만한 성장과 스마트기기 및 서비스 확대에 힘입어 완만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ICT 수출 역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유럽연합(EU)의 경기 침체 가능성, 일본 엔저공세, 중국의 기술 경쟁력 향상 등 대외 여건은 녹록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영례기자 you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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