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광석기자] 현대·기아자동차(회장 정몽구)의 내수 점유율이 지난 1998년 기아차와 합병 이후 처음으로 70% 이하로 떨어졌다.
해가 갈수록 거세지는 수입자동차들의 공세에 안방시장을 서서히 잠식당하고 있는 것이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의 지난해 국내시장 점유율은 69.3%로 집계됐다. 업체별로는 현대차가 41.3%, 기아차 28.0%다.
현대·기아차는 1998년 합병 후 주욱 70%를 웃도는 점유율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디젤 및 콤팩트 SUV 등 실용적이고 젊은층을 타깃으로 잡은 수입차 브랜드들의 국내시장 공략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점차 밀리는 양상이다.
수입차 브랜드들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2011년 7.98%(한국수입자동차협회 등록 19개 브랜드 기준)를 기록한 데 이어 이듬해에는 처음으로 점유율 10%를 돌파했다. 이후 2013년 12.10%, 지난해 13.9%를 기록하는 등 최근 2~3년 사이 비약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2011년 10만대에 불과했던 수입차 연간 판매량은 지난해 19만6천359대를 기록하는 등 3년 만에 2배 가까이 급증했다.
수입차협회가 집계하지 않는 르노삼성자동차의 QM3나 롤스로이스 및 마세라티 등 일부 고급차 브랜드 판매량까지 포함하면 사실상 수입차 점유율은 15%를 넘는다.
한국GM 및 르노삼성, 쌍용차 등 외국계 완성차 업체들의 점유율 확대도 현대·기아차 점유율 70% 사수에 악영향으로 작용했다. 이들 3사의 지난해 국내시장 점유율은 21.0%로 전년 대비 1.3%포인트 증가했다.
여기에 쏘나타와 아슬란 등 현대차의 기대에 못 미치는 신차효과도 영향을 끼쳤다.
쏘나타는 지난해 10만8천14대가 팔려 국산차 전체 판매 1위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로는 20.8% 늘어난 수치다. 문제는 YF 등 구형모델 및 하이브리드 모델, 택시용 LPG 모델 판매량을 제외한 신차 LF쏘나타의 판매량이 하락세를 걷고 있다는 것이다.
LF쏘나타는 지난해 4월 출시 후 2개월 연속 1만대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했으나 8월 들어 5천대 수준으로 반토막이 났다. 이후 택시모델 판매량을 제외하면 11월까지 4천대 수준을 유지했다.
그나마 12월 7천대 수준을 회복했으나 이는 같은 달 초 법인장회의에서 정몽구 회장이 판매를 독려했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현대차가 지난해 10월 말 야심차게 출시한 아슬란도 연간 판매목표 6천대의 절반도 안 되는 2천551대 판매에 그쳤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현대·기아차가 신차나 A/S 등 모든 부문에서 변하는 소비자 기호 및 추세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 올해도 힘들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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