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이른바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방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공직사회에 큰 파장이 일 전망이다.
현행 형법은 공직자가 금품을 받아도 대가성과 직무관련성이 모두 인정된 경우에만 처벌이 가능하도록 돼 있다.
사건 청탁 대가로 벤츠 승용차와 명품 핸드백 등을 받은 '벤츠 여검사'가 무죄를 선고받은 것도 대가성과 직무관련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김영란법'이 시행되면 사정이 달라진다. 공직자가 한 번에 100만원 또는 1년에 300만원이 넘는 금품을 수수한 경우 대가성이나 직무관련성과 무관하게 형사처벌된다.
부정청탁은 그 행위 유형을 인허가·면허 등 처리 위반, 과태료 등 감경·면제, 채용·승진 등 인사 개입, 직무상 비밀 누설, 일감·용역 몰아주기, 병역업무 위반, 단속·감시 배제 등 15가지로 구체화했다.
다만 선출직 공직자와 정치인, 시민단체 등이 제3자의 민원을 전달하는 행위 등에 대해서는 예외규정을 뒀다.
주목되는 부분은 '김영란법' 적용 대상이 당초 정부안에 명시된 국회, 법원 행정부와 정부 출자 공공기관, 공공유관단체, 국·공립학교 교직원 뿐 아니라 사립학교 교직원, 언론기관 종사자 등으로 확대됐다는 점이다.
이들의 가족(민법상 배우자, 직계 혈족, 형제자매, 생계를 같이 하는 직계혈족의 배우자, 배우자의 직계혈족, 배우자의 형제자매)까지 포함하면 적게는 1500만명에서 많게는 2000만명이 직·간접적 적용을 받을 것으로 보여 일각에서는 지나치게 포괄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공직자가 자신이나 가족과 이해관계가 있는 직무를 수행하지 못하게 하는 이해충돌 방지 부분은 직업 선택의 자유 등 헌법이 보장한 권리를 침해한다는 지적이 있어 여야가 추후 논의해 입법화하기로 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한 '김영란법은 정무위 전체회의, 법사위를 거쳐 오는 12일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질 전망이다. 시행일은 법안 통과일로부터 1년 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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