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은기자] 여야는 9일 청와대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를 열었으나, 청와대 민정수석과 문고리 3인방의 증인 출석 문제를 두고 난타전을 벌였다.
이날 운영위에는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과 이재만 총무비서관이 출석했지만, 야당이 증인으로 요구하고 있는 김영한 민정수석,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은 불출석 사유서를 내고 출석하지 않았다.
야당은 민정수석 및 3인방이 출석하지 않으면 운영위를 개최할 수 없다며 '국회 보이콧' 카드를 꺼내들었고, 여당은 전례와 관행을 거스르는 일이라며 강하게 맞섰다. 결국 운영위는 개최 50여분만에 파행을 맞았다.
새정치민주연합 진성준 의원은 이날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문건 유출 사건은 민정수석비서관실에서 발생한 일인데, 민정수석이 출석하지 않은 상황에서 국민적 요구를 물을 수 있겠나"며 "오늘 운영위를 열게 된 근본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 민정수석이 지금 바로 출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박범계 의원도 "청와대는 문건 유출 보도를 막기 위한 5번의 기회가 있었지만 사실상 묵인했다. 이와 관련된 보안사고는 당연히 민정수석비서관실 업무에 해당한다"며 "민정수석은 당연히 운영위에 출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규백 의원도 "청와대와 여당의 입장을 고려해 검찰 수사 발표가 끝난 이후에 운영위를 소집하기로 양보한 측면이 있는데, 관련자들이 전혀 출석하지 않은 상태"라며 "이는 국회와 야당,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 의원은 "비선실세 국정농단 의혹의 정점에 있는 민정수석과 부속실장들은 오늘 반드시 출석해서 이후 총체적 국정 난맥상을 바로잡기 위해서라도 이 문제를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새누리당 김도읍 의원은 "오늘 운영위에서는 문건유출 관련 의혹을 밝히는 것이 중요하지 민정수석이 나오느냐 안나오느냐는 사후 문제"라며 청와대 비서실을 총괄하면서 (의혹에 대해) 답변할 수 있는 김기춘 비서실장이 출석해있으니 문제가 없다고 맞섰다.
김 의원은 "야당 측에서 민정수석이 꼭 나와야 한다고 고집하는 것은 원칙과 관례를 중시하는 국회 관행을 깨자는 것"이라며 "사실 확인에 대한 의지가 없어보인다"고 비판했다.
여야 의원 간 의사진행발언이 지속되면서 고성이 오가는 등 회의 진행이 어려워지자 운영위원장인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는 회의 정회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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