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수기자] 국내 대표 게임사 넥슨(대표 박지원)과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간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된 가운데 지난 해 12월 두 회사의 기업결합을 승인한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의 조치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공정위는 아직 지분율과 경영진에 변화가 없는 상태여서 일단은 사태의 추이를 지켜본 후 움직이겠다는 입장이다.
공정위 기업결합과 송상민 과장은 28일 "아직 엔씨소프트의 지배 구도가 변화되지 않았고, 지분율 또한 그대로여서 현재는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이후 엔씨소프트 지배 구도에 변화가 생기면 이는 곧 기업결합 신고 대상이 되므로 공정위 차원의 기업결합 심사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넥슨이 엔씨소프트에 대한 실질적 경영권을 확보하거나 ▲넥슨 소속 등기이사가 선임되는 경우 ▲넥슨의 엔씨소프트 지분 추가 매입이 이뤄질 경우 기업결합 신고 요건에 해당된다고 설명했다. 넥슨이 엔씨소프트에 대한 투자목적을 '경영참여'로 바꾼 것은 기업결합 심사 대상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엔씨소프트의 경영권에 대한 심사 방향에 대해 공정위는 일단 즉답을 피한 상태. 송상민 과장은 "지배 구도에 대한 변화가 생기면 그때 심사를 통해 확인할 사안"이라며 "지금 미리 예단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기업결합 심사란 한 회사가 다른 회사의 지분을 일정 부분 인수할 경우 독과점 등 시장에 미칠 악영향을 사전에 걸러내고자 취하는 조치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타 회사 발생 주식 총수의 20%(상장사는 15%) 이상을 취득할 경우 공정위에 기업결합 신고서를 제출하여 심사를 거쳐야 한다.
넥슨의 경우 지난 해 10월 엔씨소프트 주식 0.4%를 추가 취득, 총 15.08% 지분을 확보하면서 기업결합 심사 대상이 됐다. 당시 공정위는 넥슨이 제출한 기업결합 신고서에 대해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상 문제가 없고 넥슨의 엔씨소프트 지분 취득 이전과 비교해 지분 인수가 양사 경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사안은 아니라고 판단하며 최종 승인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공정위는 넥슨이 엔씨소프트 지분을 추가로 취득하는 등 기업 지배 구조에 영향을 줄 경우 즉각 재심사에 착수할 수 있다는 입장도 함께 밝힌 바 있다.
한편 엔씨소프트 지분 15.08%를 보유한 넥슨은 지난 27일 엔씨소프트에 대한 투자 목적을 기존 '단순투자'에서'경영참여'로 변경한다고 공시했다. 더욱 긴박해진 게임 산업의 변화 속도에 적응하기 위해 실질적이고 체계적인 협업과 대응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엔씨소프트는 "넥슨이 불과 3개월만에 입장을 번복하며 신뢰를 저버렸다"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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