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기자] 정부가 통신시장 경쟁 촉진을 위해 저울중인 '요금인가제 개선안' 공개가 다시 늦어진다.
미래창조과학부는 '2015년 주요 업무계획' 발표에서 요금인가제 개선방안을 포함한 '통신시장 경쟁촉진방안'을 상반기 중 확정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초 요금인가제 개선방안은 지난해 상반기에 마련될 예정이었지만, 사실상 1년가량 미뤄지는 셈이다.
요금인가제란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과도하게 요금을 인상하거나 인하하지 못하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지난 1991년 도입된 제도로, 현재 이동통신 시장에서는 점유율 50%를 기록하고 있는 SK텔레콤이 인가 대상 사업자다.
◆미래부 "경쟁상황 영향에 고심"
하지만 취지와 달리 인가제가 사실상 통신사들의 요금제 담합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
이에 따라 정부는 늦어도 지난 2014년 말까지 개선방안을 마련해 공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요금인가제 개선안을 공개하지 못한 채 미적대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정부는 이에 대해 요금인가제가 통신시장 경쟁상황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정책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미래부 이석준 1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요금인가제가 이용자에게 유리한 요금제 출시를 늦춘다는 역기능도 있지만 이용자를 보호하는 순기능도 있다"며 "인가제 수정방안에 대해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래부 조규조 통신정책국장도 "인가제는 소비자는 물론 사업자 경쟁상황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며 "소비자를 보호하는 측면은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요금제 등을 통한 경쟁을 촉진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 상반기중으로는 개선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회, 요금인가제 개선 법안 연달아 발의
정부는 고심하고 있지만, 국회에서는 요금인가제 폐지 내용을 담은 법안이 계속 발의되고 있다. 이미 새누리당 권은희 심재철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 전병헌 의원 등이 요금인가제 개선 혹은 폐지 내용을 담은 법안을 발의했다.
특히 전병헌 의원은 지난 26일 국회에서 열리 토론회에서 "요금인가제가 요금을 내리지 못하도록 작용하고 있다"며 "이통3사의 5대3대2 구조를 고착시키는데 활용되고 있다"며 반드시 폐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업계에서도 이해관계에 따라 인가제 폐지 찬성과 반대의 목소리가 다르지만, 정부의 정책 발표가 계속 미뤄지는 것은 정책의 예측가능성을 떨어뜨린다는 점에서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통신사 관계자는 "인가제 개선방안이 발표가 계속 미뤄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개선안이 확정됐다면 빨리 발표를 하고 언제부터 시행되는지도 알려줘야 새로운 요금제 설계 준비 등에 착수할 수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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