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유승민 원내대표 선출 이후 새누리당이 연일 술렁이고 있다.
김무성 대표와 유 원내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의 '증세 없는 복지' 기조에 공개적으로 반기를 드는 등 비박계가 본격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반면, 이를 지켜보는 친박계의 시선은 곱지 않다. 자칫 잠잠했던 계파갈등이 재점화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김 대표는 4일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정치권에서 복지 논쟁이 한창인데 참 잘된 일"이라며 "실패한 유럽과 일본의 복지정책을 답습할 것인지, 우리 실정에 맞는 새로운 복지정책을 구상해 실현할 것인지 치열한 토론을 벌여 국민적 합의를 이뤄내야 한다"고 밝혔다.
유 원내대표는 "최근 연말정산 대란,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선안 백지화 논란 등 설익은 정책들이 국민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며 "국민의 목소리가 제대로 정부에 전달될 수 있도록 당이 소통의 윤활유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회의에 참석한 비박계 최고위원·중진의원들도 김 대표와 유 원내대표의 발언을 적극 지지했다.
이재오 의원은 "김 대표가 복지 문제를 적절하게 지적했다"며 "담뱃세를 느닷없이 2천원 올려 2~3조원 더 거둬들이고 연말정산 느닷없이 해서 2~3조원 더 거둬들였으면 그것이 증세지 서민들이 정부에 후원금 준 것이냐"고 지적했다.
심재철 의원도 "이미 국민들은 증세 없이 복지를 늘리는 것은 가능하지 않으며, 정부가 꼼수 증세를 하고 있다는 걸 훤히 꿰뚫어보고 있다"며 "이제 증세냐, 복지 조정이냐 하는 문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병국 의원은 "정부는 이미 증세를 시행했으면서도 증세 없다고 발뺌할 게 아니라 솔직히 털어놔야 한다"며 "보편적 복지를 일부 저소득층이나 꼭 필요한 계층에 적용하는 선별적 복지로 전환하고 복지전달체계의 합리화를 추진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러나 당 지도부 중 친박계인 서청원·이정현 최고위원은 유 원내대표 선출 직후 첫 공식 행사인 이날 회의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를 두고 당 일각에서는 비박 중심으로 지도부 진용이 짜인 데 이어 비박계가 청와대와 정부를 향해 날을 세우고 나선 데 대해 간접적으로 불쾌감을 표출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친박계가 경선 패배 후유증 속 '반격'을 자제하고 있는 만큼 당장은 계파 간 충돌이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란 게 대체적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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