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다운기자] 코스닥지수가 약 7년 만에 처음으로 600선 고지를 돌파했다. 설날 이후에도 코스닥은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까? 증시 전문가들은 단기 급등 부담은 있지만 추세적으로 강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17일 코스닥은 전날보다 0.17%(1.06포인트) 하락한 609.10으로 마감했다.
코스닥은 올 들어 연일 전고점을 경신하더니 지난 5일에는 2008년 6월 이후 처음으로 600선을 넘어섰고, 16일에는 610선도 뚫었다.
코스피 등 대형주가 국제유가 급변동, 유로존 경기침체 우려, 글로벌 경기 둔화 등 불확실성에 노출된 가운데 상대적으로 해외 리스크의 영향을 덜 받는 코스닥 및 중소형주가 대안 투자로 부각된 덕분으로 풀이된다.
◆ 코스닥 너무 올랐나? "대형주와 격차 부담"
코스닥이 610선을 돌파한 기세로 설 연휴 이후에도 상승세를 이어갈지 관심이지만, 단기급등에 따른 피로감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일단 대형주와 중소형주의 수익률 격차가 부담이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현재 코스피와 코스닥의 실적 대비 가격 격차는 IT 버블 시기였던 2000년 초반을 제외하면 매우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 이후 대형주 시가총액은 2% 미만으로 상승한 반면, 코스피 중소형주와 코스닥 등 중소형주의 경우 8% 가까이 상승했다. 지난해 이후 누적으로는 둘 사이의 격차가 30% 가까이 벌어졌다.
정훈석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코스닥은 현재 단기 과속 및 마디 지수 돌파에 따른 부담감에 직면했기 때문에 속도 조절국면이 나타나는 것은 불가피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일부 코스닥 종목의 경우 유명인 관련주들에 대한 머니게임이 나타나는 등 개별 종목 장세의 '끝물'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 저성장 시대에는 코스닥 대안주가 유망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설 이후에도 여전히 코스닥 중소형주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성영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2월에는 코스닥이 대형주 대비 상대적인 우위를 보일 것"이라며 "대형주는 국내 경기와 기업실적의 부진으로 외국인의 본격적 매수를 끌어낼 만한 요인이 없다"고 강조했다.
박스권 흐름에 박혀있는 코스피에 비해 코스닥 시가총액이 계속 사상 최대를 경신하고 있는 것은 저성장 국면에서 성장성에 대한 프리미엄이 코스닥으로 반영되고 있는 증거라고 분석했다.
다음카카오 등 시가총액이 1조원이 넘는 종목 수가 많아지면서 앞으로 기관과 외국인의 시장 참여도 활발해질 것이라는 기대다. 현재 코스닥 시총 1조원 이상의 종목은 16개에 달한다.
코스닥 급등으로 인한 차익실현 매물도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재홍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연초 이후 코스닥 순매수 주체가 연기금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코스피 상승 시 나타날 수 있는 코스닥 매도세는 강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 동안 코스닥 강세를 이끈 것은 IT와 헬스케어 업종이다. 특히 IT에서는 기존의 부품·장비주 대신에 핀테크(Fintech)와 사물인터넷 등 신성장 산업 관련주들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이들 업종들은 앞으로도 계속 시장에서 관심을 받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정호 HMC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저성장 국면에 들어선 한국경제에서 차기 신 성장동력에 대한 갈망은 지속될 것"이라며 "또한 고령화 시대 진입속에 바이오시밀러 산업을 위시한 헬스케어 제품군들이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떠오를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김다운기자 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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