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설 연휴 직전 이완구 국무총리 체제가 들어서면서 향후 당·정·청 관계가 어떻게 변화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총리 인준안이 국회를 어렵사리 통과하면서 당청관계에 일단 훈풍이 부는 모양새다. 연말정산 파동, 증세 논란 등으로 한때 긴장감이 흘렀지만, 비주류 지도부가 이 총리 인준안 처리에 적극 나서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이 총리 임명은 설 연휴를 앞두고 민심 반전을 꾀할 시발점으로 여겨졌다. 이 총리 인준이 무산됐다면 박근혜 대통령이 '조기 레임덕'을 맞을 수도 있는 상황에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가 힘을 실어준 만큼 당분간 청와대도 당을 '배려'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박 대통령이 이 총리와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김희정 여성부 장관에 더해 유일호·유기준 의원을 해양수산부,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로 발탁, 6명의 현역 의원을 내각에 기용한 점도 당의 소통 강화 요구를 수용한 조치로 받아들여진다.
김 대표는 "당·정·청 협조와 소통을 통해 국민들에게 떨어진 신뢰를 회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고, 유 원내대표는 "당·정·청 소통이 잘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훈훈한 분위기가 얼마나 오래 유지될지 여부는 미지수다.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연말정산 파동에 '증세 없는 복지' 논란, 공무원연금 개혁 등 갈등의 불씨가 산적한 상태기 때문이다. 상황에 따라 김 대표와 유 원내대표가 '할 말은 하는' 모드로 돌아갈 수 있다.
청와대와 정부의 인적 쇄신은 당청관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변수로 꼽힌다. 설 연휴를 앞두고 단행된 개각이 장관급 4명에 그쳐 민심 반전 효과가 미미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새누리당은 연휴 이후로 예상되는 청와대 개편에 주목하고 있다.
당내에서는 교체가 유력시되는 김기춘 비서실장 외 청와대 문건 유출 파문에 연루된 '문고리 3인방' 등 대대적 쇄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일찌감치 흘러나왔다.
만약 청와대가 이에 부응하지 못하는 수준의 쇄신안을 내놓을 경우 당내 비판이 고조되면서 당청관계가 냉각될 가능성이 높다.
당장 설 연휴 기간 형성될 민심에 따라 청와대 개편의 폭이 달라지고, 그 결과를 놓고 당청관계의 향배가 갈릴 전망이다.
이 총리의 역할도 주목된다. 3선 의원에 직전 원내대표를 지낸 이 총리는 당청 갈등 국면에서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나치게 청와대 쪽으로 치우칠 경우 당으로부터 '거수기' 비판을 들을 수 있다. 반대의 경우 청와대의 신임을 잃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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