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2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를 하루 앞둔 2일. 정치권 안팎의 시선은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인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에 모아지고 있다.
공직자가 한 번에 100만원 이상, 연간 300만원 넘는 금품을 수수한 경우 대가성, 직무관련성과 무관하게 형사 처벌하는 내용의 김영란법은 지난 1월 12일 정무위원회를 통과했으나 일부 조항을 놓고 위헌 논란이 불거져 처리에 난항을 겪고 있다.
국회, 법원, 정부와 정부 출자 공공기관, 공공유관단체, 국·공립학교 임직원 뿐 아니라 사립학교 교직원과 사립대학병원 직원, 언론기관 종사자 등도 이 법의 적용을 받게 한 것이 민간 영역을 과도하게 제한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가족이 직무와 관련해 1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수수한 사실을 공직자가 알고도 신고하지 않으면 처벌받도록 한 조항을 놓고서는 헌법상 양심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고 가족관계를 파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이 때문에 여야 뿐 아니라 각 당 내부에서 조차 김영란법을 정무위 안대로 처리할지, 수정 처리할지 여부를 놓고 쉽사리 의견이 모아지지 않고 있다.
휴일인 전날 심야까지 이어진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도 '원안 처리'와 '수정 처리' 의견이 엇갈리면서 4시간 가까이 격론이 벌어졌다.
결국 새누리당은 김영란법 처리를 원내지도부에 일임하기로 결정했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야당과 협상을 통해 일부 조항을 수정한 뒤 3일 본회의에서 표결 처리하는 방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은 이날 여야 원내대표와 법사위원장, 법사위 여야 간사가 참여하는 협상을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도 가족, 친지가 법을 어겼을 때 공직자가 직접 신고할 의무를 부여한 조항 등 일부 수정 가능성을 시사해 협상 전망은 밝은 상태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날 오후 의원총회를 열고 김영란법 처리 방향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새정치민주연합은 여야 협상이 불발될 경우 정무위를 통과한 안을 3일 본회의에서 처리해야 한다는 방침을 잠정 결정한 바 있다.
여야가 김영란법 수정에 합의하면 이날 오후 2시로 예정된 법사위를 거쳐 3일 본회의에서 처리가 가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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