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수기자] 넥슨 일본법인(대표 오웬 마호니, 이하 넥슨)이 엔씨소프트 경영권 문제에 대해 2주 가까이 '침묵'하고 있다. 속 사정이 공개되지 않은 채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불편한 동거'가 지속될 것인가를 두고 주변의 관측은 오히려 무성해졌다.
관련업계는 상황 반전을 위해 넥슨이 ▲또 다른 대주주인 국민연금(6.88%)을 우군으로 끌어들이거나 ▲소액주주들의 의결권을 위임받는 등 다시금 지분 우위에 서는 방안을 거론하고 있으나 넥슨은 구체적인 대응이나 이렇다할 반응은 보이지 않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넥슨은 지난 달 말 도쿄증권거래소에 오는 5월까지 3개월 동안 100억 엔(약 920억 원) 규모의 자사주 850만 주(2%)를 매입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지난 해 5월에도 자사주 880만 주를 취득 후 소각했던 넥슨은 그러나 "이번 자사주 매입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결정"이라며 엔씨소프트와의 경영권 분쟁과는 무관한 사항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당초 엔씨소프트에 대한 경영 참여 이유를 '주가 하락에 따른 주주 불만을 잠재우기 위함'이라고 소개했던 것처럼 자사주 매입도 주가 부양과 주주가치 제고라는 맥락으로 이해해 달라는 것이다.
넥슨으로서는 주가 부양을 위해 엔씨소프트에 대한 경영 개입보다 자사주 매입이라는 우회 방안을 택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넥슨의 이같은 조치는 공교롭게도 엔씨소프트·넷마블게임즈의 연합 이후 공개된 첫 행보라는 점에서 경영권 분쟁의 또다른 시나리오를 도출하고 있다.
자사주를 소각할 정도로 주주 달래기에 적극적인 넥슨이 엔씨소프트를 둘러싼 주주들의 요구를 그냥 무시하고 넘어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실제로 엔씨소프트와 넷마블게임즈의 연합 발표 이후 증권가에서는 '넥슨이 추가적으로 주식을 매입해 경영권에서 우위를 확보하는 게 주가 부양에 이롭다'는 의견이 제기되기도 했다.
증권가는 넥슨과 엔씨소프트간 경영권 분쟁의 향배는 전적으로 넥슨의 선택에 달렸다고 분석하고 있다.
공영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앞으로 예상되는 시나리오는 넥슨의 선택이 지분 추가 매입이냐 매각이냐에 따라서 결정된다"며 "기존 주주 입장에서 최선의 시나리오는 넥슨이 지분을 추가로 매입하는 경우"라며 "양사의 지분 경쟁 기대감이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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