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내년 총선과 대선을 향한 야권의 각자도생이 시작됐다. 그 첫 번째 전초전은 4.29 재보선이 될 전망이다.
당초 야권은 지난해 7.30 재보선 패배의 여파로 새정치민주연합이 흔들리면서 재편 움직임이 일었다. 새정치민주연합 내 중도파 그룹과 진보개혁 그룹의 반목이 심해지면서 분당이 될 수 있다는 경고음이 계속됐다.
그러나 야권의 재편은 진보에서 시작되고 있다. 2·8 전당대회로 문재인 지도부가 출범한 이후 펼친 포용 행보로 중도계의 반발은 누그러진 가운데, 진보계 시민단체와 정치인을 주축으로 한 국민 모임이 신당 창당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당내 대표적 진보인사인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이 이에 합류하면서 국민모임의 행보가 탄력을 받았고, 진보정당인 정의당 역시 진보 재편을 꾀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저마다 4·29 재보선에 독자 후보를 낼 예정이어서 본격적인 야권의 주도권 잡기 격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여기에 천정배 전 법무부장관이 조만간 탈당, 무소속으로 4·29 광주 서을 보궐선거에 출마키로 하면서 호남 민심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천 전 장관은 오는 9일 탈당과 광주서을 무소속 출마를 발표할 전망이다.
이들은 모두 새정치민주연합이 중심이 된 현재의 야권 구도로는 총선 승리와 야권의 정권교체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국민모임에 합류한 정동영 전 장관은 지난 3일 전북도의회에서 '전북도민이 묻고 정동영이 답하다'라는 제목의 토크콘서트를 열고 "전북과 호남의 야권 지지자들이 원하는 것은 바로 정권교체지만, 이대로 있으면 정권이 과연 저절로 올 수 있는지 고민했다"고 탈당 이유를 밝혔다.
정 전 장관은 "새정치연합을 믿고 가만히 있으라고 하면 대한민국에는 보수 장기집권시대가 도래한다"면서 "현재 새정치연합은 반성도 없고, 실천도 없는 잠자고 있는 정당으로 전락했다"고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한 공격을 본격화했다.
천정배 전 장관 역시 정 전 장관과 비슷한 인식을 보이고 있다. 천 전 장관의 핵심 측근은 "새정치민주연합이 제대로 된 쇄신이나 개혁이 없어서 이대로라면 정권교체가 어려울 전망"이라며 "이같은 상황에서 야권의 변화와 호남정치의 복원을 위해 고심어린 결단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천 전 장관은 국민모임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4·29 재보선에서 선거 연대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4.29 재보선에 따라 호남 민심이 움직이면 새정치민주연합이 주도하고 있는 현 야권 구도가 바뀔 수도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도 4일 전주를 방문해 현장최고위원회를 여는 등 호남 지키기에 나선 가운데 야권의 구도가 바뀔지 4.29 재보선 결과에 정치권 전체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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