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경기자] "디지털화 하지 못하면 은행은 망할 것입니다. 은행은 이제 소프트웨어 회사로 재정의 되어야 합니다. 5년 안에 우리 은행 직원의 절반은 디지털 관련 업무를 하고 있을 것입니다."
스페인의 대형 은행 BBVA의 프란치스코 곤잘레스 회장은 4일(현지시간)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5 전시회 기조연설자로 나선 자리에서 이 같이 강력한 발언을 연거푸 쏟아냈다.
거센 핀테크의 도전 속에서 BBVA 은행의 생존을 위해 이 은행의 디지털화를 이끌어온 노익장이 숨김 없이 드러난 자리였다.
그는 "은행이 디지털로 이동하지 않으면 망할 것"으로 전망했을 뿐 아니라, "은행이 이제는 소프트웨어 회사로 자신을 재정의 해야 한다"는 발언도 했다. 특히 최근의 핀테크 경쟁 상황에서 은행이 제대로된 무기를 갖추지 못하면 도태될 가능성이 크다는 입장도 내놨다.
애플페이의 애플, 삼성페이의 삼성 등 무시할 수 없는 IT강자들이 잇달아 금융사업에 진출하는 분위기에 대해서 곤잘레스 회장은 이를 부정적으로만 해석하지 않았다.
그는 "(이런 환경이) 은행에 위협요소이긴 하지만, 적당한 경쟁은 좋은 것"이라고 현실을 받아들였고, 동시에 "금융사업에 뛰어든 IT 기업들과의 협력을 할 수도 있다"는 전향적인 생각도 제시했다. BBVA는 이미 작년에 인터넷은행과 온라인 결제 기업을 잇달아 인수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곤잘레스 회장은 또 은행이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재정의 되어야 한다는 생각과 관련해, 이미 450명의 직원을 투입해 클라우드 기반 전자지갑 앱을 개발하고 있다는 점을 거론했다. 이 전자지갑은 아직은 스페인에서만 사용할 수 있지만 스페인어가 통하는 멕시코, 남·북 아메리카로도 확대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그는 기대했다.
특히 BBVA의 11만명의 직원 중 지금은 디지털 업무담당이 3천명뿐이지만, 앞으로 5년 안에 절반이 디지털 업무를 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곤잘레스 회장은 "현행 은행 시스템으로는 인건비나 지점 운영비 등이 적지 않아 1.2억명의 은행 계좌를 보유하는 비용이 매우 비싸지만, 디지털화가 진전될수록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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