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핀 외부 공격에 뚫렸다 "주민번호 대체한다더니"

[김영리기자] 주민등록번호 대체수단인 공공아이핀 시스템이 외부공격에 뚫려 네티즌들의 불신이 높아지고 있다.

행정자치부는 지난달 28일부터 2일 오전까지 공공아이핀 시스템이 해킹공격을 받아 75만 건이 부정발급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5일 발표했다.

행자부는 단기간에 급격히 아이핀 발급량이 증가하자 경위를 조사, 해킹 및 부정발급 사실을 확인했다. 현재까지 부정 발급된 공공아이핀 75만건 중 17만건이 3개 게임사이트에서 신규회원가입이나 이용자 계정 수정·변경에 사용됐다.

행자부는 부정 발급된 공공아이핀 전부를 긴급 삭제했다.

이번 공격은 주민번호를 도용해 정식으로 발급받은 아이핀을 거래한 것이 아니라 해커들이 시스템에 침입해 새로운 공공아이핀을 대거 만들어낸 방식이다.

행자부 측은 이번 공격이 아이핀을 도용하거나 정보를 유출한 사례가 아니기 때문에 일반적인 '해킹'과 다르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공격주체들이 시스템 내부에 자유롭게 침입해 공공아이핀을 만들어낸 것이어서 네티즌들은 시스템 자체에 대한 불신이 쏟아내고 있다.

한 네티즌은 "몇 달 전 아이핀 해킹 흔적이 보여 전화했더니 너무나 자연스럽게 '해킹 초기 단계에서 끝난 것 같으니 비밀번호 수정해주세요'라고 했다. 그 말 듣자마자 탈퇴했었다. 나라가 만든 시스템은 대체 왜 이모양이냐"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트위터 이용자는 "아이핀이 털렸다는데 아이핀 사용하는 사이트들, 그 어떤 안내나 설명이 없다. 이러고도 신뢰를 받을 수 있나?"라고 비난했다.

이밖에 "주민번호 대체한다더니, 예방은 커녕...소 잃고 외양간도 못 고치는 정부...금융권에서털린게 몇번인데 아직도 남의 일 보듯 하나", "이것 때문에 인증만 또 강화되겠네", "개인정보라고 쓰고 공유정보라고 읽는다", "홍보할 때 그렇게 안전하다 하더니...", "그 많은 보호 액티브엑스는 하는 게 뭐냐", "정부에서 내놓는건 신뢰할 수가 없다"라는 반응을 보였다.